“적대와 분열 치유하고 통합·화합의 선거 돼야”
청와대 종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서 큰 역할 당부
원행스님, “상생 위해 종교 지도자 힘 합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우리나라 민주주의에서 남은 마지막 과제가 국민 사이에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주요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한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당연히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국민통합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선거 시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국민 분열상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 이날 7대 종단 종교계 대표들에게 “우리가 한 마음으로서 서로 격려하며 위기를 넘는 연대와 협력의 중심이 되고 민주주의와 인권, 문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종교 지도자들께서 큰 역할을 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통합의 사회, 통합의 민주주의를 위해 종교 지도자들께서 잘 이끌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대선을 앞둔 임기 마지막 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국민통합을 위해 주요 종교 지도자들이 마음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적대와 증오와 분열이 아니라 국민의 희망을 담는 통합의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정부 방역 지침에 적극 협조해 준 종교계에 사의를 표하며, 오미크론 변이 대응 과정에서도 끝까지 역할을 다해줄 것을 각별히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오랜 기간 고통을 나누며 함께 노력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각 종단마다 정부의 방역조치에 적극 협조하며 법회·예배·이사 같은 신앙 활동을 자제 해주셨고, 심지어 부처님 오신 날 경축 법회와 연등회 같은 가장 중요한 행사까지 방역을 위해 연기하거나, 취소하거나, 솔선수범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같은 협조 덕분에 이번 4차 유행에서는 종교시설 관련 감염이 크게 줄어들었다. 4차 유행이 점점 진정되어 가고는 있지만 코로나의 완전한 극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아주 큰 고비가 아직 남아있다”며 “이번 설 연휴와 맞물리며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화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웃 일본을 비롯한 외국 사례들을 보면 오미크론 변이는 위중증으로 악화되는 비율은 낮아도 일단 우세종이 되고 나면 확진자 수가 단기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정부와 종교계 간 코로나 대응 실무 협의회를 계속 하고 있지만 오미크론의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종교계가 다시 한 번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방역 당국과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접종 대상자가 3차 접종까지 빨리 마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며 50대 이하 연령층의 3차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방역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4차 유행에서도 60대 이상 고령층의 3차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중증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많이 진정시킬 수 있었다”며 “이제는 50대 이하 3차 접종률이 오미크론 피해 정도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불신이나 불안 해소에 종교계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백신 접종 확대 위해 마음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가 경제력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방역·보건·문화·군사력·외교·국제 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G7 국가에 버금가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공인받게 됐다”며 “여기에 오기까지 종교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면서 또 한편으로는 나라를 근대화하고, 민주화하고, 남·북의 화해를 도모하고, 국민의 복지를 확대해 나가는 데 종교가 매우 큰 역할을 해 줬다”면서 “그에 대해서도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천주교·불교·개신교·원불교·천도교·유교·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불교종단협의회 수석부회장 문덕 스님,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손진우 성균관장, 천도교 송범두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회장 등이 초청됐다.

참석 종교 지도자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원행 스님은 “금년에 중요한 선거가 있다”며 “국민들이 분열되지 않도록, 상생할 수 있도록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께서 함께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남북문제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 우리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께서도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해서 역할을 담당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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