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 모두 설 연휴 민심 주목
정보 교류로 정보 소외 계층에 ‘영향력’
과거 이명박, 추석 연휴 때 지지율 상승
1인 가구와 코로나19 때문에 실체 없어
대면 접촉 쉽지 않아 SNS로 정보 전파
유튜브 등 새로운 수단 등장으로 ‘변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대통령 선거가 50여일로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여야 후보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이벤트는 바로 설 연휴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첫 번째 TV토론을 설 연휴 이전에 하자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설 연휴 전에 TV토론을 하게 되면 지지율이 요동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설 민심 밥상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한다.

명절 민심 밥상의 실체에 대해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명절 때만 되면 친인척들이 한 곳에 모여서 그간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정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서로 오고가고 그에 따라 정치 관련 정보 교류가 이어지게 되면서 정보에 소외됐던 계층이 자각을 하게 되면서 지지율이 변화가 이어진다는 것이 명절 민심 밥상의 실체다.

명절 민심 밥상의 혜택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가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2007년 대선 이전인 2006년 추석 당시 여론조사가 뒤집혔는데 이를 두고 명절 민심 밥상 때문에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평가가 있다. 당시 수도권 화이트칼라가 고향에 내려가 부모를 설득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시 북한이 미사일을 쏘았기 때문에 안보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해야 한다는 민심이 쏠리게 되면서 지지율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뿐이라며 명절 민심 밥상이란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MB의 사례

어쨌든 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하는 모습을 목도한 수많은 정치권 관계자들이 ‘명절 민심 밥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 그때부터 ‘명절 연휴’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또한 언론들도 명절 민심 밥상이라면서 수많은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것이 확대재생산 되면서 명절 민심 밥상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첫 번째 TV토론을 설 연휴 전에 하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TV토론을 하게 되면 설 명절 연휴 동안 TV토론에 관해 가족들과 친인척끼리 모여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지율 변동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또한 각 정당은 설 연휴 기간 동안 하방운동(지역구로 내려가는)을 통해 지역 주민을 만나서 후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그만큼 명절 민심 밥상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재명 선대위와 윤석열 선대본 모두 설 연휴 기간을 가장 중요한 변곡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설 연휴 동안 후보들이 어떤 행보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지율을 반등해서 상승시키기 위해서 지역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이기 때문에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것이 과연 좋은 방안이겠냐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명절 민심 밥상이라는 실체는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명절 연휴가 ‘기간’이 길다뿐이지 다른 날과 특별히 다른 날은 아니라는 것이다. 명절 민심 밥상의 핵심은 정보를 갖고 있는 계층에서 정보 소외 계층으로 정보가 이동하는 것이다. 즉, 수도권 화이트칼라가 고향에 내려가서 부모님이나 정보 소외 계층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이 명절 민심 밥상의 핵심이다. 그것을 통해 정치 성향이 바뀌고 지지하는 후보가 바뀌게 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환경이 조성됐느냐는 것이다. 우선 정보 소외 계층이라는 개념이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최근 어르신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다. 이는 오히려 수도권 직장인들보다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유튜브는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한다는 확증편향에 빠지게 하는 단점이 있지만 과거에 비해 정보 획득의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는 수많은 정보를 갖고 자신만의 판단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정보 획득 계층에서 정보 소외 계층으로의 이동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시스

변화하는 명절

또 다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이다. 방역당국은 설 연휴 가족·친지 모임은 6명으로 한정했다. 과거와 같이 대규모로 모이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과거 대가족 시대에서 핵가족 시대로 바뀌고 있고,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과거와 달리 가족들끼리 대규모로 모이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결국 정보의 교환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되면서 많은 인원들이 설 연휴에 한꺼번에 모이지 못해 정치 관련 정보 교류가 쉽게 이뤄지지 않게 됐다. 따라서 명절 민심 밥상으로 인한 지지율 변동 등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명절 민심 밥상이란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대선 후보들은 설 연휴 밥상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다. 큰 영향력이 없더라도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장기간 연휴다보니 평소 바빴던 사람들도 정치 이슈에 대해 챙겨 보는 시간이 생겨나게 되면서 그에 따라 후보에 대한 고민에 들어가는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름 한번이라도,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내비치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여야 대선 후보 캠프는 설 민심 밥상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기점은 TV토론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TV토론이 비록 지지층에게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중도층에게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중도층으로서는 TV토론을 시청하고 설 연휴 기간 내내 고심을 한 후 판단을 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중도층 공략을 위한 TV토론에 여야 대선 후보들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SNS, 새로운 수단으로

설 연휴 동안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역시 SNS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접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SNS를 통해 정치 정보의 전파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이유로 여야 대선 후보 캠프에서는 SNS전에 돌입했다. 다만 SNS가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설 연휴 민심 밥상의 변수는 유튜브다. 유튜브를 통해 정보가 전파되기 때문에 각 후보 지지 유튜브 채널에서는 설 연휴 특집 방송 등을 고민하고 있다. 지지층을 결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중도층으로 확장하기 위한 유튜브 채널 등의 노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튜브는 ‘보는 사람만 보는’ 그런 매체이기 때문에 각 유튜브 채널별로 구독자 숫자 늘리기에 혈안이 돼있다. 이는 결국 과거와 같은 전통적인 명절 민심 밥상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방식의 명절 민심 밥상이 형성되기 때문에 명절 민심 밥상의 실체는 더욱 불분명하게 된다. 여야 대선 캠프로서는 명절 민심 밥상을 마냥 무시할 수도 없지만 그것에 올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앞으로 점점 더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통적 방식의 명절 민심 밥상은 점차 사라지고 새로운 수단에 의한 명절 민심 밥상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선 캠프 역시 그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새로운 매스미디어의 등장에 따른 명절 민심 밥상이 변화를 하면서 대선 캠프의 선거운동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여야 대선 후보 캠프는 계속해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명절 민심 밥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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