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순방 때마다 국민이 걱정”
교민·韓 선박 곤경...‘외교참사’ 규정
“외교 철부지” 직격...당 차원 맹폭
“외국만 가면 사고...잘못 인정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UAE 적은 이란”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UAE를 난처하게 만들고 이란을 자극하는 매우 잘못된 실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발언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고 “근거 없이 이란을 겨냥해 적대적 발언을 내놓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관계가 악화되면 현지 교민은 물론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우리 선박도 적잖은 곤경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순방만 나가면 국민이 걱정해야 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더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며 “변명, 핑계, 남 탓으로 일관하는 잘못된 행태부터 바로 잡으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윤 대통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발언을 지적하며 “또다시 위험천만한 발언을 이어갔다. 외국만 나가면 사고의 연속”이라며 “순식간에 국격이 무너지고 안보가 불안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란 외무부는 ‘부적절한 윤 대통령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 정부에 설명을 요구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거듭된 외교 결례와 실수도 당사자는 모두 윤 대통령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엔 잘못을 분명히 인정하고 바로 잡을 것을 약속하라”라며 “해외에 나가기만 하면 외교 참사를 일으키며 국격을 훼손한다. 참사 때마다 문제없다고 우겨대는 게 습관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한-이란 양자 관계와는 무관하다며 장병 격려를 위한 말씀이라 변명한다”면서 “관계를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도 못하고 한 발언이란 점은 심각하다”고 했다.

김병주 의원은 “역시나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가장 큰 리스크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세 치 혀로 국가 경쟁력을 나락으로 보내고 있다. 국격이 이렇게 낮아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부끄럽고,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으로, 윤 대통령 발언으로 이란과 우호관계에 있는 중동 국가들을 적대시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민국의 국익 훼손 뿐 아니라, 국가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용진 의원은 윤 대통령을 ‘정치 소인배, 외교 철부지’라고 비꼬았고, 한준호 의원은 강남 ‘테헤란로’를 언급하며 이란과의 수교 60년을, 정청래 의원은 UAE 공항 영접 시 김건희 여사가 중앙에 위치한 사실을 두고 “누가 대통령인지 모를 지경”이라는 등 맹폭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란 국영 IRNA통신은 나세르 칸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과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국가들 간의 역사적 유대관계, 이와 관련한 관계 발전의 급진전을 전혀 모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칸나니 대변인이 16일(현지시간) “두 주변국이자 우방인 이란과 UAE의 관계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최근 간섭 발언을 들여다보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외교적”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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