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대통령실서 임장장 수여
羅 당권도전 ‘저울질’에 전격 해임
이후 불출마...최근 김기현 ‘지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5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당사를 나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5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당사를 나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내쳤던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 26일만인 8일 김영미 신임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 사의를 표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던 나 전 의원을 사표 수리가 아닌 ‘해임’ 조치했다. 해임은 공무원을 강제로 퇴직시키는 중징계 처분이다.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면제’하는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 구상을 밝힌지 8일만에 해임된 나 전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평가받으며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이었다.

이 때문에 여의도에선 ‘윤 대통령이 사표수리가 아닌 해임 방식을 통해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저출산 관련 발언을 두고 “국가 정책의 혼선을 초래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나 전 의원이 사의를 표한지 사흘만에 전격 해임했다.

그러나 해임 직후 나 전 의원은 “해임은 대통령 본의가 아닐 것”이라며 “해임 결정까지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주변 세력에 휘둘린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대통령실 반발을 샀다.

실제 나 전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겨냥해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과 지지세력을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 발언 반나절 만에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하며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 외교 활동 중인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직격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해외순방 중이었다.

나 전 의원 발언에 당내 초선의원들도 집단으로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쳐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이를 출마 명분으로 삼으려 한다”며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부위원장에 임명장을 건넨 뒤 악수를 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나 전 의원 해임 당일 내정됐던 신임 김 부위원장은 직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가족·사회보장 분야에서 활동해온 사회복지 전문가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윤석열정부 첫 저출산위 민간위원이자 제8기 위원 중 한명으로 위촉됐었다. 이로써 김 부위원장은 저출산위 민간 상임위원 합류 두달여 만에 위원회를 이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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