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바뀐 것 없어, 바뀐 게 있다면 대선 패배”
“尹, 수갑 찬 李 보여주고 싶을 것…증거 없어”
“제가 역사의 죄인...尹 벌이는 일 상상 벗어나”
“무법천지엔 담장 要...대문도 닫아야” 사퇴 일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대장동 의혹 등과 관련한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권력 강화를 위해 남용하는 범죄행위’라 규정하며 “법치의 탈을 쓴 사법사냥”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어진 권력을 국민이나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적 이익, 정적제거, 권력 강화를 위해 남용하는 것은 범죄행위”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특히 “법치의 탈을 쓴 (검찰의) 사법사냥이 일상화되는 폭력의 시대,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과 성남FC 관련 사건은 이미 10년, 7년, 5년 전에 벌어진 일들이다. 사건 내용은 바뀐 것이 없다”며 “바뀐 게 있다면 대선에서 패배했고 대통령이 검사하던 분이 됐고, 그리고 무도한 새로운 상황이 벌어졌다. 사건이 바뀐 것 없이 대통령과 검사가 바뀌니까 판단이 바뀌었다”고 했다.

본인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서는 “이재명이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이다. 주어에 이재명이 거의 없다”며 “이재명이 어떤 얘기를 들었다고 하면 저한테도 물어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정권이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것일 것”이라며 “영장심사 구치소, 영장심사가 끝난 뒤 구치소에 갇혀 대기하는 모습 또는 수갑 찬 이재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소환조사에서) 제시된 새 증거, 아니 증거가 없었다. 유죄의 증거인데 설명하라는 내용이 하나도 없었고 있으면 제시해보라고 하는데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본인에 대한 각종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을 돌이켜보면 역사적 분기점이었던 것 같다”며 “제가 부족했기 때문에 패배했고, 그로 인해 치러야 할 수모와 수난은 제 몫의 업보라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역사의 죄인”이라며 “그러나 지금 승자로서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권이 벌이고 있는 일들은 저의 최대치의 상상을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해주길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 영원할 것 같지만 정권과 권력은 길지 않다”며 “친한 친구 사이에도 ‘있을 때 잘하라’고 하지 않냐. 영원하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고 나중에 후회되거나 회한 생길 일보다는 보람을 느낄 일을 찾아가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검찰 남용, 생각은 했지만 대놓고 할 줄 몰랐다”

이 대표는 또 검찰 수사와 구속영장 청구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결백함을 거듭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불체포특권 포기 및 대표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선당후사·분리대응 차원의 대표직 사퇴·불체포특권 포기, 영장심사 직접 출석 등의 지적에 이 대표는 “강도와 깡패들이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당연히 담장이 있어야 하고 대문도 닫아야 한다. 상황이 참으로 엄혹하게 본질적으로 바뀌었다”며 에둘러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평화의 시대, 모두가 규칙을 지키고 합리적 예측이 가능한 그런 사회는 담장도 없애고 대문도 열고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다양한 사람이 많다. 단일한 생각만 하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며 “대선 때도 무도한 검찰 권력의 남용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처럼 없는 사건을 만들어 조작하는 걸 대놓고 할지 몰랐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향후 검찰 수사가 지속될 경우에 대한 방안을 묻자 “오랑캐가 불법 침략을 계속하면 열심히 싸워 격퇴할 것”이라며 “오랑캐 침입 자체를 막을 방법이 있나, 없다. 이게 정치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적법한 수사와 정당한 권력 행사가 아니고 부정한 목적에 의한 검찰권의 남용, 국가권력 남용을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언제나 믿었고, 기득권과 싸우면서 끊임없이 수사 받고 수배되고 구속되고 해왔지만 결국 우리 국민들이 이자리까지 저를 끌어다줬다 생각한다. 검사 독재 정권의 무도한 폭력적 지배가 일시적으로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우리 국민들이 용납하거나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검찰수사 사안이 재판으로 넘어갈 경우 대표직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정적 상황에 대한 질문이라 지금 말하기엔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경기도지사일 때 4가지 혐의로 기소됐지만 전부 무죄를 받았다. 약 2년 간 재판에 시달렸다. 그 사이에 경기도정은 꼴찌 평가에서 1등 평가로 바뀌었다는 점을 상기해달라”며 대표직 사퇴는 없을 것임을 거듭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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