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표결 대결에서 과연 정치권의 계산은
검찰, 추석 전에 이재명 구속영장 청구할 듯
국민의힘, 복잡한 상황 속으로 휘말리고 있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단식으로 하나로 뭉치고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따라 정치권 요동칠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지난 12일 오후 수원시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 조사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지난 12일 오후 수원시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 조사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추석 전 국회로 넘어올 것인지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 관련 제3자 뇌물 혐의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이제 더 이상 이 대표를 소환할 명분이 없어졌다. 그것은 곧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역 의원이고, 정기국회 회기이기 때문에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송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송부된다는 것은 곧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선언했지만, 헌법에는 엄연히 불체포특권이 규정돼 있기 때문에 개인의 선언이 헌법을 위반할 수 없다. 즉,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표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와 민주당은 지난 8월 임시국회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면서 8월 임시국회 회기를 종료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그리고 9월 정기국회 회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제 이 대표가 2차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남은 것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이고,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송부된다. 그리고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은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고 해도 곧바로 인신구속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면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 이유는 영장 담당 판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의 여론을 살펴보게 되기 때문이다. 즉, 국회에서 ‘구속해도 가능하다’고 이미 판단했는데 영장 담당 판사가 굳이 영장 기각을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영장 발부 가능성은 매우 높다. 국회 본회의에서 어떤 표결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권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한 시점에서 여야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추석 연휴 전에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오히려 더 불리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가 이 대표와 사건과의 연관성을 일부 인정했던 진술은 허위 진술이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 공개된 자필진술서에서 검찰로부터 별건수사를 통한 추가 구속기소 등 지속적인 압박을 받으면서 이 대표가 대북송금에 관련된 것처럼 허위진술을 했다면서 양심에 어긋난 행위로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은 유감이라면서 이 대표와 대북송금이 연관됐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로서는 시간을 끌면 끌수록 오히려 불리해지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추석 연휴 전에 청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대표를 하루라도 빨리 구속시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추석연휴 전에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추석 연휴 전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송부되고,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여야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지난 12일 오후 수원시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지난 12일 오후 수원시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의 시나리오

국민의힘으로서는 가결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부결이 된다고 해도 나쁠 것이 없다. 가결되면 체포동의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 가결됐다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이 대표를 체포해도 된다고 묵인을 한 것이기 때문에 영장 담당 판사에게 영장 발부를 하라는 일종의 무언 압박이 된다. 즉, 이 대표가 구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민의힘으로서는 가결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다. 게다가 가결의 의미는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이 사실상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종의 국회의원 제명 성격이 강하다. 즉, 당 대표로서는 물론 현역 의원으로서의 활동을 종료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 대표가 향후 대선 후보로서의 성격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이 국민의힘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다만 가결 되는 것이 국민의힘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인지는 정치권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왜냐하면 가결된다는 것은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 총선을 생각한다면 국민의힘으로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계속 안고 가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래야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하면서 심판론을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결국 이 대표가 당 대표 자리를 내려놓아야 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는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갖고 총선에 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민의힘으로서는 민주당 심판론을 꺼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게 된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자칫하면 역풍이 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그로 인해 민주당 지지층은 위기라고 판단하면서 그에 따라 똘똘 뭉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것이 오히려 국민의힘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무작정 가결되는 것이 좋은 시나리오인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또 다른 이유는 ‘영장 담당 판사’의 판단이다. 영장을 검찰이 청구하고,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돼서 이 대표가 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갔음에도 불구하고 영장 담당 판사가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고,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서 영장 청구를 기각한다면 그 후폭풍은 상당하다. 그것은 이 대표에게 오히려 날개를 달아주게 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계는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했다’고 반격할 것이고, 그것은 비이재명계에는 비명을 질러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에서도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외치고 있는 이유는 영장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 때문이다. 특히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진술서를 통해 이 대표가 대북송금과 연결됐다고 검찰에 진술한 이유는 검찰의 외압 때문이라면서 진술을 번복했다. 따라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에만 의존한다면 검찰의 영장 청구는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이 전 부지사의 진술 이외에도 영장 발부가 될만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다만 이 대표 측은 지난 2차례 조사에서 검찰이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핵심증거라고 할 수 있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번복되는 것은 영장 담당 판사에게 영장 청구 기각이라는 판결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이 대표가 간파하고 그에 따라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선언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기각이 내려지게 되면 국민의힘은 상당한 역풍을 맞이하게 되면서 내년 총선에 빨간 불이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재출석한 지난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재출석한 지난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의 고민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은 복잡하다. 이 대표 단식 이전까지만 해도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송부되면 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그것은 비명계가 워낙 이 대표에 날을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범의 아가리에 당 대표를 밀어 넣을 수 없다”는 식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비명계에서는 단식을 만류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 점차 하나로 결속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비명계 내부에서는 아직도 이 대표 비토론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동정론이 우세하다. 그것은 체포동의안 부결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대표의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지만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미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기 때문에 영장 담당 판사는 여론에 따라 움직여야 하기에 결국 영장 청구를 기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그렇게 영장 청구가 기각되면 이 대표는 대여 공세를 거세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는 전제하에 있다. 이것이 이 대표의 단식을 통해 점차 이 대표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부결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민주당 인사들은 친명과 비명을 가리지 않고, 모임을 가지면 부결시켜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이 대표의 단식이 점점 하나의 민주당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가결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일단 친명 강성 지지층은 완장을 찰 것으로 보인다. 완장을 차고 몽둥이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비명계 중에 누가 배신을 하고 찬성표를 던졌는지 색출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문화혁명 당시 홍위병과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민주당의 분열로 이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친명과 비명은 서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면서 그에 따라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분열이 발생하면서 분당 사태까지 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때 과연 이 대표가 어떤 정치력을 발휘하느냐도 중요하다.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영장 발부가 나오면 이 대표의 정치인생은 사망선고를 하게 되지만 영장 기각이 나온다면 재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된다면 결국 비명계는 그야말로 비명을 질러야 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결이 된다고 해도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당당하게 영장 기각을 받고, 다시 당 대표로 복귀해서 당을 빠르게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년 총선에서 비명계가 공천 학살을 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재출석한 지난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재출석한 지난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의 승부

이 대표는 이 모든 것을 추석 전에 마무리하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가 추석 연휴 때 추석 밥상 이슈로 다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검찰의 입장은 다르다. 결국 추석 연휴 기점을 두고 영장 청구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추석 연휴 이후로 미뤄지게 된다면 정치적 비난을 상당히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검찰이 추석 연휴 이전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에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계속해서 자당 소속 의원들의 표단속에 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추석 연휴 전에 여론전을 비롯한 신경전이 상당히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 대표의 단식 여부를 두고 민주당 내부의 입장은 여러 갈래에서 하나로 점차 통일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추석 연휴 직전에 여야의 정쟁은 상당히 거칠어지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일촉즉발의 상황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추석 연휴 직후 국정감사가 실시되기 때문에 여야의 신경전은 더욱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처리가 그것을 표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것인지 부결될 것인지 예측을 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워낙 하루에도 몇 번씩 이슈가 뒤바뀌고, 풍향계가 뒤바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도부의 두뇌싸움이 상당하다. 그리고 여론은 하루에도 몇십 번씩 바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그만큼 민감한 이슈이고, 그 이슈의 여부에 따라 앞으로 정국이 어떤 식으로 바뀔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이 대표는 승부사 기질로 일단 영상실질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것은 체포동의안 가결이거나 부결이거나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만큼 이 대표도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대표의 단식은 영장 담당 판사를 향한 일종의 무언 메시지인 셈이다. 따라서 추석 연휴 직전의 정치권 상황은 폭풍전야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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