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친절한 작품은 아니다. 대사가 거의 없는 데다 언뜻 보면 뚜렷한 서사조차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묘하게 다시 생각이 난다. 문득 각인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고 기억을 하나둘 모아 곱씹게 된다.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어지는 작품...
여기, 인생을 바꿀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서글프다 못해 지루한 가난에서 벗어나 귀족이 되어 새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 말이다. 단, 반드시 서열 정리를 해야 한다. 그것도 내 앞에 줄지어 선 가문의 후계자를 여덟 명이나 제거해야...
악명 높은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 잔혹한 범행 수법과 엽기적인 사체 훼손 행각으로 19세기 말 영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그가 뮤지컬 속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섰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연쇄 살인범은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혼란...
과학 기술은 문명의 꽃을 피우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덕분에 우리는 상상을 실현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감히 꿈꾸지도 못했던 일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20세기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라 기록된 복제 양 ...
시간을 뛰어넘어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이 가진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도 내포된 인류의 역사를 거울삼아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도약할 디딤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고전의 가치가 바래지 않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 조망...
노래가 가진 힘은 위대하다. 오로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몇 가지 행복 가운데 하나인 노래는 아름다운 선율에 위로를 담아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때때로 삶을 지탱할 에너지가 되어 용기를 북돋운다. 또 잊고 있던 추억을 되살려 얼어붙...
‘언니’가 돌아왔다. 붉게 칠한 입술, 아찔한 속눈썹에 과장된 가발, 반짝이는 의상까지 어느 하나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화려하다. 도도한 자태로 객석을 둘러보며 걸어와 무대에 이른 그는 이츠학과 디 앵그리인치 밴드를 향해 잠시 시선...
‘어쩌면’이란 말엔 참 다양한 의미가 담겼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떤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싶을 때, 우리는 이 표현을 꺼내 든다. 무수히 많은 가능성에는 불가능성 역시 포함돼 있다. 하지만 그 불확실한 뜻을 품은 표현 속에 ...
‘과연 이게 가능할까?’상상 속 공간이 현실에 완벽하게 구현됐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란 벅찰 만큼 특별하다. 게다가 ‘저세상 세계관’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본 순간, 더할 나위 없이 짜릿한 기분에...
듣기만 해도 묘한 설렘을 주는 캐릭터가 무대를 장악했다. 누군가의 피로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영원불멸의 존재. 이번에 소개할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속 드라큘라 백작 이야기다. 저주받은 그에게 신이 허락한 선물은 누구든 사로잡을...
낯설지만 신선하다. 흔치 않은 공연, 그래서 더 매력 있다.라이선스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한국 초연이 연일 뜨거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개막 소식이 들려온 후로 가장 시선을 끌었던 뮤지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 2020...
꿈꾸는 자는 언제나 아름답다고 했던가. 어디선가 우연히 마주한 문장은 책상 위 한구석을 꽤 오랫동안 차지했다. 언제 떼어버렸는지조차 까마득하지만, 꿈으로 가득했던 그 시간이 조금도 헛되지 않았음을 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Ma...
요즘은 ‘K’라는 수식어 하나가 곧 브랜드이자 국가적 자부심을 의미한다. 작년 초엔 K-방역 덕분에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팬데믹에도 안전한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나라로 주목받았고, 각종 문화 콘텐츠들은 탄탄한 온라인 매체를 기반으...
최근 들어 우리 역사 바로 알기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애국 의식이 날로 고취되고 있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이 올라왔다. 바로 오랜만에 새로운 옷을 입고 찾아온 뮤지컬 ‘명성황후’ 이야기다.뮤지컬 ‘명성황후’가 지난 1월 19일과 ...
“이제부터 우리는 영원한 적(敵)입니다!”간절히 바랐던 신의 선택이 자신이 아니었음을 확인한 남자. 그는 높은 곳에 있는 신을 향해 날 선 전쟁을 선포한다. 돌아선 뒷모습, 울분에 가득 찬 목소리엔 말로 다 하지 못할 만큼 복잡한 감...
시대의 흐름과 관계없이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곡들엔 그만의 이유가 있다.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멜로디에 마음을 대변한 가사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성으로 완성돼 짙은 울림을 남긴다. 주옥같은 노래들은 많은 이들로부터 계...
오페라 하우스를 빛내던 유령의 배턴이 이제 젤리클 고양이들에게 넘겨졌다.뮤지컬 ‘캣츠’가 당초 예정대로 서울 샤롯데씨어터에 무사히 상륙했다. 지난 9월 9일에 시작해 오는 12월 6일까지 이어질 이번 내한공연은 뮤지컬 ‘캣츠’ 40주...
인간은 누구나 사랑을 통해 불완전한 자신을 완성하려 한다. 때로는 그 사랑에 자기 모습을 투영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상대로부터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면서 조금씩 감정의 깊이를 키워간다. 하지만 함께하는 사랑은 기적이라고 했던가. 언제...
“우리, 현실감 있게 살자. 좀!”시끌벅적한 교실 안. 제이미를 향한 헷지 선생님의 말 한마디는 어느새 메아리가 되어 내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과연 현실감 있게 산다는 건 어떻게 사는 걸까. 그런데 이 어려운 질문에 제이미가 ...
“내지 않을 거야, 집세를. 올해도, 작년 것도, 내년에도!”재개발을 앞두고 한참 밀린 집세를 내지 못해 고민하는 청년들치고는 꽤 당돌하다. 넘치는 에너지로 등장부터 확실히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들은 록 스피릿이 가득한 라이브 밴드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