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98% 사모사채…대표 투자금 횡령으로 개인투자

지난 20일 NH투자증권 옵티머스 투자자들이 여의도 소재의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선지급 보상안 마련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지난 20일 NH투자증권 옵티머스 투자자들이 여의도 소재의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선지급 보상안 마련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가 계획적인 사기극이었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내려진 가운데 옵티머스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오늘 열린 이사회서 옵티머스 투자자들에 대한 선지급 방안 결정을 보류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이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발표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일 46개 옵티머스 펀드 편입자산은 약 5235억원이다. 이는 편입자산의 98%인 비상장기업 사모사채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모사채 발행사는 △씨피엔에스(2052억7000만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발주 확정 매출채권’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다며 사모펀드로는 비교적 낮은 3~4.5%대의 금리를 제시하는 등 안정성을 강조해 수천원의 투자자금을 모집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이사는 펀드 자금 일부를 개인 계좌를 통한 주식·선물옵션 매매 등에 이용하고 펀드 자금은 수차례 이체 과정을 거쳐 대표이사 개인명의 증권계좌로 입금하는 등 개인 명의로 주식·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자금은 사모사채 발행사를 거쳐 복잡한 자금이체 과정을 통해 다수의 위험 자산에 투자됐으며 자금 사용처는 약 60여개의 투자처, 3000억원 내외 수준이나 신뢰성이 낮아 자산실사 등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관계자가 제출한 자료로 금액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며 관리관계가 불투명한 자산이 다수라 회수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옵티머스 펀드 투자구조 ⓒ금융감독원
옵티머스 펀드 투자구조 ⓒ금융감독원

NH투자증권의 지난 5월말 기준 옵티머스 펀드 판매 잔액은 4528억원으로 이는 전체 88%를 차지하며 판매사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옵티머스펀드 판매 당시 불완전판매 의혹까지 받고 있어 투자자들의 ‘선지급 방안 마련’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7일 조건 없이 원금의 70%선지급 보상을 판매사 중 제일 먼저 결정하면서 압박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 판매는 한국투자증권이 407억원, 케이프투자증권 149억원, 대신증권 45억원, 하이투자증권 25억원, 한화투자증권 19억원 등의 순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실태가 드러남에 따라 23일 열린 이사회서 옵티머스 펀드 가입자에 대한 긴급 유동성 공급을 위한 선지급 방안 결정을 보류하고 다음 달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이 안건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장기적인 경영관점에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판단해 보류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NH투자증권이 한국투자증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상할 경우 3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주주배임 문제도 엮여 있어 보상안 마련은 더욱 지체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으며 옵티머스펀드 최대 판매사로서 지주 계열 운용사와 더불어 옵티머스펀드를 함께 책임져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옵티머스, 예탁결제원,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는 마무리 됐으나 NH투자증권에 대해서는 현장검사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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