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백신 그리고 대북 정책, 모든 게 하나로
경제사절단, 누가 포함돼 있느냐도 중요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 점차 높아지고 있어
백신 지원으로 북미대화 물꼬 트나 관심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이제 5일도 남지 않았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이다. 그리고 대북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는 회담이기도 하다. 아울러 전세계에 공급 부족으로 난항을 겪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소하는 회담이기도 하며, 국내 백신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회담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그 어느 회담보다 더 중요한 회담이라는 평가다.

한미정상회담은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갖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전화통화만 했을 뿐 대면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대면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을 강조하는 연설을 계속 해왔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역할 주문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우리에게 중국 견제의 역할에 대한 주문이 더 커질 것이고, 우리나라 역시 미국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측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해소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시급한 현안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해소이다. 차량용 반도체가 국제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미국의 일부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일자리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을 해소하지 못하면 그에 따른 지지율 하락 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판단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반도체 문제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문제를 지렛대로 더 많이 얻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이번 방미사절단 특히 경제사절단에 누가 합류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꾸릴 수 없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방미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선 김기남 부문장(부회장)이나 최시영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의 방미 가능성이 점쳐진다.

LG에서는 구광모 회장 대신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이미 정의선 회장이 최근 미국을 다녀왔기 때문에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투자를 좌우할 기업인이 얼마나 합류를 했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백신 위탁 생산 가능성은

또 다른 의제는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이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미국 정가에서 이번 정상회담 때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모더나 역시 이에 대해 크게 부정하지 않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반도체를, 미국에서는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맞교환 방식이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mRNA 방식의 백신이 부족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위탁생산 기지가 된다면 전세계 백신 공급의 중심국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 백신 수급의 어려움을 단번에 해소하는 것은 물론 전세계로 수출을 하거나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백신 위탁생산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족한 백신 공급을 해소하는 그런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가에서는 우리나라 백신 부족 현상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고, 그에 따라 백신 공급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것은 바이든 정부를 흔들어 대는 것으로 21일 한미정상회담서 백신 수급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새로운 대북 정책, 백신과 연계?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번에 발표할 새로운 대북 정책에는 백신 지원 문제도 포함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게 새로운 대북 정책을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고, 북한이 “잘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이 ‘새로운 대북 정책’이 백신 지원과 비핵화를 연계시킨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즉, 미국이 북한에게 백신을 지원하고, 그리고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방식이다. 다만 미국이 북한에게 백신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우리나라 위탁생산 방식을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

다시 말하면 미국이 북한에게 백신을 지원하는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우리나라에서 위탁생산한 백신을 북한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를 백신 위탁생산 국가로 지정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미국으로서는 생색을 내는 동시에 북한을 비핵화 대화 테이블에 나오게 하는 유인책이고, 우리로서는 북한과의 물자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기 때문에 일석삼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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