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4조4729억원, 삼성생명 1조3906억원 최다
민형배 의원 “탈석유·천연가스 준비…출구전략 세워야”

청소년 기후행동 회원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후위기비상행동 9.25 집중행동의 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청소년 기후행동 회원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후위기비상행동 9.25 집중행동의 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금액이 19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 산업에 대한 금융투자 수요는 급감했지만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기후위기 위험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아 금융사들이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의 석유·천연가스 투자액이 19조2909억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12조79억원, 보험사가 7조2830억원을 차지했다.

은행 중에서는 농협은행이 4조4729억원으로 가장 많이 투자했다. 이어 △우리은행 2조1142억원 △하나은행 1조9689억원 △국민은행 1조5992억원 순이다. 보험사는 삼성생명이 1조3906억원으로 가장 많이 투자했으며, 이어 △교보생명 9807억원 △현대해상 6097억원 △DB손보 496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원 별로 살펴보면, 은행은 전체 12조79억원 중 63%에 해당하는 7조6189억원을 천연가스에 투자했으며, 34%인 4조1577억원을 석유에 투자했다. 보험사는 전체 7조2830억원 중 77%인 5조6135억원을 천연가스에, 15%인 1조1189억원을 석유에 투자했다.

민형배 의원실에 따르면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금융사들의 탈석탄 금융선언이 이어지면서 석탄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석유와 천연가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석탄 다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점이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석유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33.8%이며, 가스에 의한 배출은 20.6%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절반가량이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나오고 있는 셈이다.

민 의원은 “석탄은 시민사회의 지적으로 시장에서 많이 퇴출됐으나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라며 ”세계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의 온실효과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만큼 이 또한 석탄과 같이 좌초자산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이에 금융사들이 탈석탄 금융선언을 넘어 탈석유·천연가스 선언을 미리 준비하고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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