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 규제입법 10만 서명운동 추진…다음달 시민대회도 예정

홈플러스 폐점매각저지 서울대책위원회는 22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앞에서 결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홈플러스 폐점매각저지 서울대책위원회
홈플러스 폐점매각저지 서울대책위원회는 22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앞에서 결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홈플러스 폐점매각저지 서울대책위원회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가 회수한 홈플러스 자산이 4조원이 넘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투기자본 규제 입법화를 촉구하는 여론이 결집되고 있다.

홈플러스 폐점매각저지 서울대책위원회는 22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앞에서 결성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홈플러스 서울대책위원회엔 민주노총 서울본부, 진보당 서울시당, 서울진보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결성 기자회견에서 “MBK는 차입매수를 통해 7조2000억원을 동원해 홈플러스를 인수하고 지난 5년간 1조원이 넘는 이자비용을 홈플러스에 부담시켰다”면서 “우선주 상환의 명목으로 수천억원을 강탈하고 매장 부지를 팔아 2조원을 빼가면서 홈플러스에는 임대비용을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홈플러스 서울대책위는 “MBK는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산만 4조원이 넘게 약탈했다”고 강조하며 “MBK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인수 후 자산이 3조원 이상 늘어나 총 자산이 4조1000억원에 이르며 국내 부호순위 10위권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이어 홈플러스 서울대책위는 “악질 투기가본과 사모펀드에 의한 기업사냥 피해는 셀 수 없이 많다”면서 “미국은 2019년 사모펀드의 약탈적 이익추구를 방지하는 약탈금지법이 제정됐다. 우리나라도 악질투기자본 규제법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플러스 서울대책위는 투기자본 규제입법 10만 서명운동을 추진하는 한편, 다음달 11일 홈플러스 폐점매각 저지 서울시민대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사모펀드의 기업약탈 의혹은 홈플러스 사태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쌍용자동차는 외국자본 상하이차와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대규모 정리해고가 강행돼 노동자들의 거센 저항이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30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대구지역 우량기업인 한국게이츠를 매입한 뒤 폐업해 흑자기업을 먹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호주계 사모펀드 맥쿼리는 인천대교, 우면산터널,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등의 민자사업에 참여한 뒤 무리한 이용료 인상을 시도해 시민사회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현재 맥쿼리는 국내 산업용·가정용 도시가스 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MBK에 홈플러스 폐점매각 및 먹튀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하며 정부와 국회에는 홈플러스 고용안정 보장과 투기자본규제법 제정을 촉구했다. 마트노조 강우철 서울본부장은 “MBK가 팔이치운 매각대금만 4조원이 넘는다. 흑자매장을 팔아치우면서 업게 2위 유통대기업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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