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지음│128*205mm│112쪽│나무발전소│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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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사별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40개의 시로 표현해 엮은 시집 <그녀를 그리다>가 출간됐다.

일상의 아주 작은 순간에 스며들어 있는 아내의 흔적을 주제로 한 <그녀를 그리다>는 겨울이 깊어져도 바뀔 줄 모르는 여름 이불, 단추가 떨어진 와이셔츠 소매, 김치 얼룩이 지워지지 않는 도마 등 아주 작은 순간들에서 느껴지는 그리움을 담았다.

총 40개의 시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시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오롯이 보여준다. 아내의 웃음과 잔소리를 회상하며 그리워하다가도 그 모든 건 자신을 충전시키는 ‘전원’이었다고 회상한다. 이내 살다 보니 살아진다는 솔직한 고백과 더불어 조금은 안정을 찾은 모습을 보여준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떠나버린 아내에 대한 깊은 슬픔을 표현했다.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을 확인하고 아내의 목소리를 떠올리기도 하며,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김치를 정리하는 모습을 통해 쓸쓸한 나날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회상과 성찰을 담아냈다. 마누라하고 걸을 땐 좀 느긋하라는 투덜거림을 떠올리며 뒷모습만 보여주던 나날들을 후회하기도 하고, 아내가 심어놓은 찔레꽃을 보며 조금은 안정을 찾게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회상은 깨달음으로 바뀐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아내가 없어도 뜨끔거리는 통증을 견디고 지하철 계단을 올라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알게 된다. 그리고 아내가 자신의 삶을 부드럽게 이어주던 ‘연골’과도 같은 존재였음을 알게 된다. 이어 살다 보니 살아지더란 고백으로 도서는 끝을 맺는다.

도서 <그녀를 그리다>의 박상천 시인은 전남 여수 출생으로 198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이후 한국시협상, 한국시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상천 시인은 일상을 바탕으로 현실을 인식함과 동시에 존재성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시집 <사랑을 찾기까지>, <말없이 보낸 겨울 하루>,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 <낮술 한잔을 권하다>, <한일 대역 박상천 시집>등을 출간했다. 작품활동과 함께 한양대학교 국어국문과·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역임, 문학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출판사 관계자는 “책에 수록된 시는 시인이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시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며 “소중한 사람을 잃고 어둠 속의 시간을 버티고 있을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출간 의도를 전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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