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지승호 지음|145*210mm|376쪽|EBS BOOKS|1만7000원

[사진제공=EBS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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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시장과 한 몸이 되고, 자본주의에 물든 이 사회에 강신주라는 치료제 혹은 해독제가 필요한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 책을 읽으시는 여러분과 함께, 강신주와 함께, 그리고 등불의 패밀리들과 함께라면 자유를 위한 싸움이 외롭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투데이신문 전유정 기자】 지승호 작가와 강신주 철학자와의 인터뷰를 담아낸 책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가 출간됐다.

국내 최고의 인터뷰어로 불리는 지승호 작가가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철학자 강신주를 10년 만에 만나 인터뷰한 책이다. 21년 동안 60권이 넘는 인터뷰 책을 출간한 지승호 작가는 강신주와 11번의 만남, 3000매 분량의 녹취록을 바탕으로 책을 써내려갔다. 삶과 시대를 바라보는 강신주만의 시각이 담겨있으며,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건강 문제와 집필 중인 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지승호 작가는 혐오가 혐오를 불러 부추기고, 가족이라는 공동체마저 위태로운 때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묻는다. 그리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엽기적인 사건들, 팬데믹과 언택트 시대의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강신주 철학자는 자본주의 세상을 ‘스마트폰’으로 압축해 분석하고, 누구나 ‘작은 자본가’가 되기 희망하는 현시대를 비판하기도 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스마트폰 사회경제학’과 ‘팬데믹과 언택트 시대’에 대한 부분이다. 강신주는 전염병으로 인한 팬데믹의 원인을 자본의 팽창과 세계화 그리고 몸의 로컬리티, 자본의 속도에 있다고 바라본다. 그러면서 “자본을 통제하지 않으면 전염병은 또 온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스마트폰 시장이 가속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자본주의에서 사치품이 필수품이 되고, 필수품이 또 다른 사치품을 만들어내면서 그것이 또 필수품이 되는 과정을 무한 반복한다고 언급한다. 거기서 우려되는 부분은 자연과 인간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신주는 인간의 소유 욕망, 이기적 욕망에서 벗어나려면 각자가 자유인이 돼야 한다고 말하며, 자유인의 정신을 가질 때 비로소 “타인 역시 존중의 대상 그리고 아낌의 대상”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첫 만남> 자유로운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두 번째 만남> 사람의 문맥을 읽는다는 것 △<세 번째 만남> 팬데믹 그리고 언택트 △<네 번째 만남> 스마트폰 사회경제학 △<다섯 번째 만남> ‘작은 자본가’들의 세상 △<여섯 번째 만남> 가족공동체와 ‘기브 앤 테이크’의 세계 △<일곱 번째 만남> 진보의 전제는 타인에 대한 애정이다 △ <여덟 번째 만남> 구경꾼에서 주체로 <아홉 번째 만남> 글, 책, 담론들 △<열 번째 만남>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열한 번째 만남> 넓은 잎을 가진 철학 나무처럼 등 총 11장으로 구성됐다.

지승호 작가는 “강신주라는 철학자가 점점 더 본질을 파고들어 꿰뚫어가고 있다”고 감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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