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혁 지음│127*188│454쪽│커뮤니케이션북스│1만8000원

[사진제공=커뮤니케이션북스]

샌델 자신이 강조하기 위해 부제목에서 제시한 ‘공동선(common good)’이나 그와 관련된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썩 바람직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샌델은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그 대안으로 ‘공동선’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 이 점에서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라고 붙인 부제목을 보고 일반 독자들은 ‘평등한 기회 제공 여부’에 관한 ‘기회 평등 문제’가 마치 능력주의 비판에서 핵심인 것처럼 오해할 소지도 있다.

_ “1부 03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제목” 중에서

 

샌델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심각한 오역’도 있고, 심지어 원문 자체가 아예 번역에서 누락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앞으로 톺아보기를 하면서 반드시 번역 문제를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왜냐하면 이 책의 일차적 목적은 샌델의 책을 읽는 독자들이 샌델 자신이 본래 의도했던 것을 좀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데 있기 때문이다.

_ “1부 07 ‘들어가며’와 ‘서론’ 톺아보기” 중에서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인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이 지난해 말 번역본으로 출간됐다.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인생 책으로 <공정하다는 착각>을 꼽기도 했으며, 지난해 12월 샌델과 대담에 나서기도 했다. 이렇듯 샌델은 우리 사회에 능력주의와 공정 등 여러 담론을 던지며 많은 이들을 열광케 했다.

그러나 <공정하다는 착각>부터 <정의란 무엇인가> 등 샌델의 책 내용과 주제는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에 결코 쉽지 않다. 샌델은 자신이 주장하려는 바를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우회적인 방식으로 논의를 전개해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독자들이 문맥을 고려하면서 이해하지 않으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번역 누락이나 오역, 부적절한 단어 선택 등도 책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책의 저자인 서정혁 숙대 교수는 <공정하다는 착각> 번역본에 심각한 번역 문제가 있다고 꼬집는다. 이 때문에 책이 난해한 철학서로 전락해버릴 수 있어 해설서를 내기로 한 것. 서 교수는 “샌델의 원문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번역본의 오류를 밝히는 등 독자들에게 샌델의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전했다.

이 책의 제1부에서는 샌델의 책을 읽기 위해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할 사항들을 핵심 내용 중심으로 다룬다. 제2부에서는 총 7개의 장들로 구성돼 있는 <공정하다는 착각> 책의 순서에 따라 각 장 별로 꼭지마다 일련번호를 붙여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 원문과 대조해 다시 번역, 소개하고 독서에 도움이 될 말한 개념 설명이나 보충자료를 덧붙여 토론하거나 생각할 만한 문제들도 제시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유일무이한 샌델의 해설서 <공정하다는 착각의 이유, 원래는 능력의 폭정>을 통해 그의 철학을 깊이 있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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