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국위 소집 마무리...속전속결
당내반발 계속...안철수·하태경·김용태
安, “김기현, 작년 5월과 180도 달라”

윤두현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차 상임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두현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차 상임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국민의힘이 20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전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상정한 ‘당원 투표 100%로 차기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및 ‘당대표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관에서 제9차 상임전국위를 열고 당원투표 100% 확대를 비롯한 결선투표제,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 작성 및 발의 건을 원안 가결했다.

비대위는 앞서 전날 전체회의에서 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인 현행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 100%로 확대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당원들의 총의를 확인하고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결선투표제, 각종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와 지지정당이 없는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내용의 ‘역선택 방지조항’ 의무 규정을 마련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상임전국위를 열고 상임전국위원들을 대상으로 개정안 작성과 발의의 건에 대해 찬반을 물었다. 투표는 오전 11시부터 30분간 자동응답 전화(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개정안을 상정·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위를 열려면 3일 전에 공고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날 중으로 소집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국위 의결까지 마치면 전당대회 룰 개정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 안철수 의원이 20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 안철수 의원이 20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당내 비판 목소리 계속...“유승민만 띄우는 것”

그러나 전날에 이어 이날도 비대위의 개정안 강행을 비판하는 당내 목소리는 계속됐다. 안철수 의원은 당권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안타깝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놀라운 변신”이라고 비꼬았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의원은 2021년 5월 원내대표가 된 후 인터뷰에서 50% 대 50%로 돼 있는 대선 경선 룰을 변경해 여론조사 비율 확대를 주장했다. 여론조사에 대해 이렇게 말을 180도로 바꿀 수 있나”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날 “책임당원 80만명에 달하는 공당의 당대표를 골목대장이라고 폄하하고, 80만명이나 되는 정당을 친목회라고 칭하며 신뢰하지 못하겠다면서도 당대표는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 누가 봐도 심각한 인지부조화”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당의 주인은 본디 당원”이라며 “당연한 상식을 굳이 논쟁 삼는 분들이 있어 놀라울 따름”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하태경 의원은 “갑자기 룰을 바꾸면 유승민 전 의원만 띄워주는 것”이라며 비대위가 ‘당심 100%’ 전대 룰을 만장일치로 개정한 것에 대해 “우리 당의 흑역사로 남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원래 핍박받고 공격받는 사람들이 더 뜨고 인기를 끄는 게 정치의 본질”이라며 “윤석열 대통령도 그랬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핍박하고 징계하려다 보니 더 인기가 올라가 부각되고 결국 대통령까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 경선 전에 룰을 바꾸면 항상 후보들이 합의했다. 합의가 없으면 적용하지 않았다”며 “마치 수험생들이 반대하는데 채점 방식을 갑자기 바꾸면 불공정 시험이 될 수 있다. 지금 방식대로 하면 그 당대표는 권위가 별로 실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대통령 한 마디에 각본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차기 당의 주인을 선출하는 중차대한 일에 있어 대통령의 한마디에 속전속결로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생략한 채 짜여진 각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지도부의 모습은 전혀 올바르지 않다”고 밝혔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전날 비대위가 개정안을 의결하자 “특정인을 당대표로 선출하기 위해 당헌·당규를 바꾸는 게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당 외연 확장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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