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게 부결 확신했지만 뚜껑 열어보니
가까스로 부결, 이재명에게는 상처만 남아
리더십은 이미 상실한 상태, 이제 결단만
친명계 개딸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어
늦으면 늦을수록 당의 분열은 더욱 촉진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민주당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압도적인 숫자로 부결될 것이라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야말로 당혹스러운 표 결과가 나왔다. 비록 부결이 됐다고 하지만 이탈표가 나오면서 그에 따른 반란표 색출에 나서는 등 감정적 대립이 극심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사실상 분당’ 사태라고 규정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명계와 비명계가 더 이상 함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생각보다 많이 나온 이탈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면이 구겨진 것과 함께 현 지도부에 대한 리더십이 타격을 입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압도적인 부결로 끝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지난 21일 의원총회 때만 해도 비명계 대표주자인 설훈 의원까지 나서서 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았다. 체포동의안은 찬성 139표, 반대는 138표이다. 비록 찬성표가 모자라서 부결됐지만 찬성표가 한표 더 많기 때문에 ‘사실상 가결’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탈표가 만약 10표 더 나왔다면 찬성이 149표로 재적의원 과반을 달하게 되기 때문에 사실상 가결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은 161표의 반대표가 나온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민주당 의석이 169석인데 반대표가 138표가 나왔다는 것은 최소 31명의 의원이 이탈표를 던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는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민주당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장 내부적으로는 의원들 사이에서 아군과 적군을 나누기 시작했다.

지도부의 ‘단일대오’ 구호는 깨졌다는 것은 지도부의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비명계는 지도부를 향한 경고의 표시이겠지만 친명계로서는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당장 친명계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은 ‘누가’ 이탈표에 던졌는지 등의 명단이 나돌고 있다. 주로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실명 명단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를 마친 후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를 마친 후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낙인찍기

이를 두고 비명계에서는 ‘낙인찍기’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누가 이탈표를 던졌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탈당 시나리오’까지 제기되고 있다. 개딸들은 비명계 명단을 만들어서 탈당을 요구하는 글을 당 홈페이지 등등에 올리고 있다.

여기에 탈당을 해서 무소속이 된 민형배 의원은 자신의 SNS에 ‘부’자를 제대로 쓰지 않은 기표용지 사진을 올리면서 “의도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려 했다면 그 의원은 제 발로 걸어나가 집으로 향하는 게 어떤가”라면서 반발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는 결국 이 대표에게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도 있다. 이 대표가 더 이상 민주당을 이끌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라는 것이다.

현재 친명계가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재명 리스크’가 계속 이어지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이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북송금도 영장

검찰은 대북송금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즉 제2 체포동의안 표결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미 이탈표가 나온 상태에서 또 다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면 이 대표는 정치적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되고, 내년 총선을 이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대북송금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전에 이 대표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이 대표에게 영장실질심사를 스스로 받으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이 되거나 기각이 돼서 다시 당 지도부로 복귀를 하라는 것이다.

이번 부결 사태는 ‘당’과 ‘개인’은 분리해야 한다는 비명계의 무언의 메시지다. 즉, 이재명 사법리스크는 이 대표 혼자 풀어 나가야 하는데 자꾸 당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서 움직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당이 둘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경고의 말들도 나온다.

이에 이 대표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서 당의 분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체면이 상당히 구겨졌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간다고 해도 ‘마지못해’ 가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로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됐다. 하지만 그 결단이 늦으면 늦을수록 민주당의 분열은 더욱 크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개딸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빨리 정국을 수습하지 않으면 그 분노는 더욱 극에 달하면서 당의 분열은 더욱 촉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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