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코앞에 두고 여·야·정 설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경제 대책을 논의하자”며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두고 ‘기준에 맞는다면 마시겠다’고 발언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일본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게 아닌가. 그 발언이야말로 괴담”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총리가) 이러니 독립 국가 대한민국의 대통령, 정부가 아니라 일본 정부의 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대정부 질의, 답변에서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한 총리의 답변을 들었다”며 “오염수 배출로 인한 피해국의 국무총리가, ‘희석된 오염수를 자기가 마시겠다’고 얘기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염수 배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막거나 대책을 강구하지는 못할망정, 아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내가 식수를 마시겠다, 마실 수 있다’고 표현하는 게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국제재판소에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제소를 추진한다고 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왜 말이 없나. 임시 조치로 ‘방류 금지’ 제소라도 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또 “국민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궤변이라며 처벌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일본도 오염수를 바닷물과 섞어서 바다에 내버린다고 한다. 국제사회가 오염수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어 ‘내가 마셔보겠다’고 하는 태도로 어떻게 대한민국 국정을 이끌어가겠나”라고 한탄했다.

앞서 한 총리는 지난 12일 열린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의 안전 검증이 되면 마시겠나’라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완전히 과학적으로 처리가 된 거라면, WHO(세계보건기구) 음용수 기준인 (삼중수소) 1만 베크렐(Bq/리터 이하) 기준에 맞다면 저는 마시겠다”고 답했다.

“지금 중요한 건 대통령이 야당 대표 만나는 것”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대표들과 만나 비상경제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라며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한 논의를 위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께서 야 4당 대표와의 협의를 제안했다. 절박한 시기에 긴박한 대안이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서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은 물론이고 준비에 들어간 내년도 예산까지 폭넓게 논의하는 게 꼭 필요하다”며 “여야정 민생 경제 상설협의체를 만드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비상하게 움직일 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경제부총리가 추경은 없다고 잘라 말한 건 대책이 없다고 고백한 것과 같다”며 “이것은 서민층과 중산층, 자영업자, 취약계층의 고통을 방치하는 것으로 정부의 역할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듭 촉구한다. 추경은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며 “경제위기의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예방 주사 역할을 추경이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이 제안한 35조원 규모의 추경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한 마디로 일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