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제1야당 대표 구속 심사
지팡이 짚으며 위태롭게 법원 입장
법정 향하던 중 힘 풀려 휘청하기도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 등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갔다.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사상 처음 구속 판단을 받게 된 이 대표는 지팡이를 짚고 차에서 내린 후 우산을 쓴 채 비틀거리며 구속심사대로 향했다. 이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비에 젖은 땅만 응시하며 법원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30분경 입원 중이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했다. 검은 정장, 노타이 차림에 면도한 얼굴로 지지자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비슷한 시간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는 이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이들과, 구속영장 기각을 요구하는 지지자들로 붐볐다. 서울중앙지법 청사 서문에는 수십명의 취재진과 유튜버가 몰려 이 대표를 기다렸다.
이 대표는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시간보다 3분 늦은 10시3분경 승합차 문이 열리자 지팡이를 땅에 짚고 모습을 드러냈다.
24일간의 단식을 끝내고 회복 중에 출석한 이 대표는 왼손엔 우산, 오른손으론 지팡이를 짚고 약 1분간 46걸음을 걸어 법원 현관으로 향했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다리와 어깨가 떨리는 등 위태로운 모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됐는데, 한 말씀 해달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로비스트) 김인섭씨와 마지막 연락한 것이 언제인가’, ‘민주당 인사가 이화영에게 진술 번복 요청한 사실을 아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법원 청사로 입장한 이 대표는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지자 고개를 들어 기자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이동한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법정으로 향하던 중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 뻔 하기도 했다. 그는 법원 관계자의 부축을 받아 321호로 입장했다.
한편,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검찰에선 최재순 공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등 백현동 수사팀과 김영남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 등 대북송금 수사팀 소속 검사 10여명이 출석해 100쪽이 넘는 PPT로 구속 필요성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 대표 측도 변호인을 보강해 심사에 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를 중심으로 변호인들도 상당한 분량의 의견서를 준비해 심사에 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길어질 경우 다음날 이른 오전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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