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아의 아들들⑪] 차별을 넘어 성평등 사회로
[메갈리아의 아들들⑪] 차별을 넘어 성평등 사회로
  • 김태규 기자·전소영 기자
  • 승인 2018.06.05 1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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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간의 여성체험기 중인 김태규 기자 ⓒ투데이신문
4주간의 여성체험기 중인 김태규 기자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전소영 기자】 남성 기자의 4주간 브래지어, 생리, 화장 임신 등 여성체험기 ‘메갈리아의 아들들’이 막을 내렸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달이라는 시간 동안 체험의 주체였던 남성 김태규 기자와 그의 체험을 함께한 여성 전소영 기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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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남성에게도 이롭다

저는 이번 연재에서 브래지어, 생리대, 화장, 임신을 체험한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입니다.

여성들이 일상에서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 체험을 했다고 말하기 민망합니다.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억압 중 일부만을 경험한, 반쪽짜리 체험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체험으로 부당한 성차별이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기자가 체험한 것들은 남성에게는 전혀 요구되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페미니즘이 모두에게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고정된 성 역할을 해체한다면 당연히 남성의 고정된 성 역할도 해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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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페미니즘(Feminism is for everybody)>의 저자 벨 훅스(Bell Hooks)는 이 책에서 페미니즘을 ‘성차별주의와 이에 근거한 착취·억압을 종식시키려는 운동’이라고 말합니다.

벨 훅스가 말하는 차별은 여성에 대한 차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성적지향, 인종, 계급에 따른 차별 등 모든 상황의 차별을 말합니다. 남성에 의한 여성 차별은 물론이고 그 반대의 상황까지 포함되는 것이죠.

혹자는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를 두고 ‘의견 차이를 인정하고 사이좋게 지내자’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차별을 종식시키려는 목소리를 그저 ‘의견 차이’ 정도로 여기는 것은 차별을 유지하자는 말과 같습니다.

그렇게 유지되는 평화는 권력을 가진 자에게만 평화로운 사회입니다. ‘모두에게’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차별받는 이들의 편에 서야 합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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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라는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바꾼다

안녕하세요 김태규 기자의 체험을 함께했던 여성 기자 전소영 기자입니다.

투데이신문은 ‘여성혐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시점에 여성의 일상을 체험하고자 남성 기자의 여성체험기 ‘메갈리아의 아들들’을 기획했습니다. 그렇게 김태규 기자는 브래지어, 생리, 화장, 임신을 각각 1주씩, 총 4주간 체험했지요.

김 기자의 체험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돕고 지켜보며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성으로서 많은 부분이 공감되기도 하고 스스로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깨우침을 얻기도 했습니다.

브래지어 체험 당시 처음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옷 위로 봉긋하게 올라온 가슴 때문에 주변을 의식하던 김 기자의 모습을 보고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후 ‘불꽃페미액션’과 브래지어에 대한 방담을 나누며 ‘아차’ 싶었습니다. 브래지어 미착용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 당시에 느꼈던 부끄러움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불편함 등의 감정이 김 기자의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 싶었기 때문이죠.

김 기자가 생리 체험을 하는 동안에는 10년 넘게, 그리고 앞으로 20년 가까이 월경을 겪어야 하는 자신이 안타까웠습니다. 생리를 하는 것만으로 감수해야 하는 수많은 불편함과 감수해야 할 여러 가지 비용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생리통 등 신체적 고통에는 시달리지 않았지만 ‘생리대 파동’으로 더 이상 그것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없게 됐죠.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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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평소 화장하기를 스스로 즐긴다고 생각했다면 김 기자의 화장 체험 기간 동안 ‘진짜 내가 원해서일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됐죠. 마지막 임신 체험은 아직 경험이 없어 공감보다는 언젠가 겪을 수 있는 일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미리 체험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메갈리아 아들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습니다. ‘여성과 남성이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당연한 것이 아닌 배려와 감사함이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분들이 있는 반면 제목 속 ‘메갈리아’, ‘한남 기자’만 보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혹시나 아직도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메갈리아 아들들’ 기획 의도는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되는 신체적 차이보다는 사회적으로 가해지는 억압과 차별의 시선에 의해 여성들이 겪는 당연하지 않지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것들에 대한 공감이라고 다시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주간 짧은 체험기를 통한 공감이라는 작은 움직임이 언젠가 여성에 대한 사회의 차별·억압을 해소시킬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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