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오마이걸’ 아린의 BYC 화보. ⓒBYC
아이돌그룹 ‘오마이걸’ 아린의 BYC 화보. ⓒBYC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최근 아이돌 걸그룹 오마이걸의 아린이 찍은 BYC 속옷 화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BYC는 지난달 30일 자사 전속모델인 아린의 란제리, 잠옷, 기능성 제품 등 화보를 공개했습니다.

화보에는 BYC의 홈웨어를 입고 속옷 제품을 손에 들고 있는 아린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BYC는 “아린은 밝고 귀여운 국민 여동생에서 편안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여자친구의 모습으로 변신해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면서 “집에서도 편안하게 스타일링 할 수 있는 홈웨어 제품과 화사한 컬러의 란제리 제품들이 일상 속 아린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 더욱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아린의 화보가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속옷 광고 모델이 속옷을 입은 모습이 아닌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적절하지 않다며 ‘노출이 없어 발생한 노출 논란’이 제기된 것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속옷 모델이 (속옷 제품을) 실착 안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속옷 광고인데 속옷을 안 입느냐”라는 등의 비난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 같은 주장은 주로 남성 이용자들이 많은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누리꾼들은 이 같은 주장에 반박하며 아린의 화보에 대해 호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정작 주요 소비자인 여자는 가만히 있는데 남자들이 꼭 ‘안 입고 찍는다’고 뭐라고 한다”, “그냥 아린이 속옷 입은 걸 보고 싶은데 못 봐서 저러는 것 아니냐”라거나 “누가 속옷을 모델이 착용한 사진을 보고 사느냐. 사이즈 보고 사지”라는 등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비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여성 아이돌 가수의 속옷 차림을 보려는 남성들의 의도가 뻔히 보이는 논란이라는 것입니다.

또 과거 소지섭, 조인성, 박서준, 에릭남, 보이그룹 아스트로 등 남성 연예인들이 여성속옷과 생리대 광고 모델로 선정된 사례 등을 거론하며 “남성 모델이 브래지어나 생리대 착용하고 광고 찍었느냐”고 반박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울러 래퍼 도끼가 과거 선글라스를 쓴 채 콘택트렌즈 광고를 촬영한 것도 공유되면서 남성들의 지적에 유쾌하게 반박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일부 남성들의 비난과는 달리 아린의 BYC 화보는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여성속옷 광고는 여자들 보라고 만든 거지 누구 만족시키려고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속옷은 여기서 사야겠다”는 등의 반응도 나타나고 있어 기업 이미지 향상에도 영향을 끼친 것처럼 보입니다.

BYC 측은 “란제리 광고가 SNS와 유튜브, 각종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회자되며 젊은층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속옷 업계에서 전통적으로 행해오던 전속모델이 직접 란제리 제품을 착용해 기능과 디자인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속옷을 들고 찍는 새로운 접근으로 참신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 BYC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논란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저희는 기업이라 이윤을 추구하다보니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일 뿐이다”라며 “이전에는 모델이 속옷을 착장하고 광고를 찍었고, 이번에는 들고 찍는 등 마케팅 차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런 이슈가 생겨서 난감하기도 하다”면서 “광고에 대한 호평이 많기는 하지만 제품에 대한 관심보다는 갈등의 도구로 사용되다 보니 난처한 부분이 있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여성 연예인들의 속옷 화보는 기업 입장에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여성 연예인의 신체를 성적대상화 하는 남성들의 ‘눈요깃거리’로 소비되기도 합니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여성 아이돌의 이름을 검색하면 몸매나 노출이 있는 옷차림과 관련된 자동완성 검색어가 추천되는 것은 이런 남성들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일 것입니다.

제품 홍보를 위해 BYC가 내놓은 이번 화보가 고객층에게 호평을 받는 가운데서도 논란이 인 것은 이 같은 일부 남성들의 그릇된 태도가 드러난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지 않도록 남성의 성인지력 향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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