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낯 드러내겠다는 국민의힘, 구호로 그쳐
엄청난 시청률에도 국민의힘은 무기력한 모습만
의혹 제기만 급급, 팩트체크 제대로 하지도 못해
국토위 경기도 국감도 고민, 파행으로 이어지나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 국정감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지난 18일 실시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는 국민의힘에게는 아니함만 못한 국감이 됐다. 전략도 없었고, 전술도 없었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날개를 달아준 꼴이 됐다. 대장동 의혹이 한 달 이상 제기됐지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준비도 없었고, 협력도 없었다. 이날 국감은 우리나라 유권자들 전체가 시청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씻김굿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할 정도로 이 후보에게는 국감이 신의 한 수였고, 국민의힘에게는 패착이었다.

이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대해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경선 후보의 평가는 가혹했다. 원 후보는 본인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감에서 잘했다’는 질문에 1%대 답변이 나왔다고 자체적으로 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밝혔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얼마 전 내 지지율과 같다”면서 시청자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이래서 내년에 정권교체 할 수 있겠나”면서 이번 국감이 국민의힘에게는 실패한 국감이라는 점을 평가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나 같으면 명패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감을 파행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이 국감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국감을 파행시키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시청한 유튜브 상위권 장악

이날 국감에 대해 아직 TV브라운관에 대한 시청률 조사가 나오지 않았지만 유튜브는 상당히 뜨거웠다. 한 공중파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는 실시간 접속자가 수만이었고, 총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했다. 그런데 이날 국감에 대한 유튜브 방송을 한 채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국민 중 유권자 전체가 시청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과열된 관심도에 비해 국민의힘 대응은 엄청나게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자당 소속 정치인들도 냉혹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일단 준비 부족이다. 정치전문가들이 냉혹하게 평가한 바로는 대장동 이슈가 한 달 이상 흘러가고 있는데 행안위 국감장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직도 대장동 이슈에 대해 제대로 숙지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대로 숙지를 하지 못하니 보좌관들이 준비해준 질문지를 읽어내려가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국감장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의 눈을 바라보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보좌관이 준비해준 질문지를 읽어내려가는 수준이었다.

이것은 상대에게는 반격의 빌미를 제공해준다. 왜냐하면 상대방인 이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고 왔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과거 국감 스타들을 살펴보면 보좌관들이 준비해온 질문지를 읽지 않는다. 그리고 피감기관 증인들의 눈을 바라보면서 질문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좌관들이 준비해온 질문지의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것이 피감기관 증인들을 주눅 들게 만든다”고 귀띔을 했다.

그런데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준비해온 원고를 읽기 바빠서 이재명 후보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그것이 첫 번째 실패 원인이라고 정치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공영개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서영교 존재 간과

두 번째 실패 요인은 서영교 행안위원장의 존재를 간과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감을 준비할 때 질문지를 7분 동안 읽어내려간 후 이 후보에게 ‘답변’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는 이야기가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로부터 속속 나오고 있다.

즉, 7분 동안 자기 할 말만 하고 이 후보는 답변을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각종 의혹이 더욱 불거지게 만드는 전략을 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서 위원장의 존재를 간과한 것이다. 서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질의시간 7분 동안 계속 질문만 하고 답변 기회를 주지 않자 질의가 끝난 이후부터 이 후보에게 답변할 시간을 줬다. 그것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매우 당황했다는 이야기가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날 국감 스타 중 한 사람이 서 위원장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만큼 중립적인 위치에서 국감을 파행으로 이끌지 않고 잘 이어나가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후보에게도 답변의 시간을 제공하는 등 불편부당한 진행을 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것이 국민의힘 전략 판단이 잘못된 것이고, 이 후보에게는 자신의 의혹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줬다.

중구난방 공격

세 번째 요인은 국민의힘의 중구난방 공격이다. ‘대장동 이슈’ 하나만 공격하기도 바쁜 상황 속에서 여러 가지 의혹을 섞어서 공격을 하다보니 유권자들 뇌리 속에 박히지를 못했다.

이날 국민의힘이 제기한 의혹은 대장동 의혹뿐만 아니라 ‘김부선 녹음 파일 공개’와 ‘조폭 연루설’이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패착이었다는 평가다. ‘김부선 녹음 파일 공개’로 국회 국정감사가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 인사청문회’로 성격을 바꿔 버렸다. 즉, 경기도 국정감사가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 인사청문회’로 성격을 바꿔 버렸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뇌리에는 이날 국감은 이 후보의 대통령 자질을 평가하는 자리가 돼버렸다. 이는 이 후보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오게 하는 것은 물론 중도층 공략에 상당한 방아쇠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또한 조폭 연루설은 국민의힘에게 웃음거리가 돼버린 상황이 됐다. 김용판 의원이 조폭 관계자 중 한 사람이 이 후보에게 20억원의 뇌물을 줬다면서 증거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은 그 제보자가 2018년 자신의 사업을 자랑하기 위해 SNS에 올린 사진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사진에 찍힌 명함의 사업장은 2018년에 재개장한 사업장이고, 뇌물을 줬다는 2015년에는 사업장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오히려 웃음거리가 됐다. 이런 중구난방 공격은 이날 국감을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사전에 모여 국감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시지 간결

반면 이날 이 후보는 메시지를 간결화했다.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는 간결한 구호는 유권자들에게 각인됐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대장동 이슈를 옭아매려고 했지만 이 후보는 간결한 메시지로 오히려 국민의힘을 대장동 이슈에 옭아매게 만들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그야말로 메시지 전달에 실패를 했다.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라는 식의 간결한 메시지가 국감장에서 나와야 하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런 간결한 메시지를 내놓지 못했다. 이렇다보니 유권자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

국정감사 자료 ⓒ뉴시스

국토위 파행으로 이어지나

이날 국감이 끝나자마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차라리 아니 한만 못하다”는 냉혹한 평가가 이어졌다. 이런 이유로 오는 20일 실시되는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 대한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토위도 행안위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위는 행안위와 달리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의 답변 시간이 상당히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가 이 짧은 답변 시간을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에 대한 냉혹한 평가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짧은 답변시간 전략은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민주당 9명, 국민의힘 5명, 정의당 1명 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시간에 이 후보에게 답변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해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9명이기 때문에 한두 명 정도는 자신의 시간을 빼서 이 후보에게 답변 시간을 마련해줄 수 있다.

즉, 이 후보에게 답변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은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국토위도 행안위와 마찬가지로 전국으로 생방송을 내보낸다는 점에서 이 후보는 여유를 갖고 답변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전략은 국감을 파행시키는 것 이외에 답이 없다. 즉, 생방송에 이 후보가 출연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이외에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감이 파행이 되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지지층에게는 씻김굿

이날 국감에 대한 평가로 ‘이재명 지지층에게는 씻김굿’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그동안 이 후보에게 둘러싼 대장동 의혹을 이날 털고 갔다는 평가다. 그동안 이 후보가 언론을 통해 자신과 대장동 의혹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이야기를 했지만 편집이 되면서 제대로 된 정보 전달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날 국감에서 생방송을 통해 이 후보가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이재명 씻김굿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날 국감이 이 후보의 지지율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