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의장 ⓒ뉴시스
카카오 김범수 의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카카오가 플랫폼 독과점을 활용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비판이 이어지자 꽃‧간식 배달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사업 일부를 철수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요금 인상 의혹을 불러일으킨 유료 서비스 ‘스마트호출’을 전면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카카오는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모여 전날부터 이틀간 전체 회의를 열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사업을 철수하고 혁신사업 중심으로 기업을 재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IT혁신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이에 부합하지 않는 골목상권 영역은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철수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이와 함께 플랫폼 종사자, 소상공인 등 파트너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기금 3000억원을 조성하고 계열사 신고누락 의혹을 받고 있는 김범수 의장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회사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 인재 양성 등을 추진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이날 골목상권 진출 직접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를 철수하고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사업을 축소해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잇단 플랫폼 갑질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택시기사들과의 상생을 위해서도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는 한편, 택시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을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인하하고 관련 혜택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이처럼 전향적인 상생방안을 내놓은 것은 최근 정부는 물론, 정치권‧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독점적 플랫폼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업계 내외에서는 글로벌 기업 아마존이 특정 사업 분야에 진출하면 기존 사업자들이 존폐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 ‘아마존 당하다(Amazoned)’라는 표현에 빗대어 ‘카카오 당했다’라는 토로가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성장한 이후 모빌리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으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금융결제는 물론 대리운전, 미용실 예약, 영어교육 등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이 가운데 김 의장의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계열사 신고누락 혐의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게 되고, 올해 초부터 제기된 경영 세습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른 것도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이번 상생안 발표와 관련해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본질에 맞게 카카오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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