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기업개선계획 초안 공개…18일 채권단 설명회
대주주 기존채권 100% 출자전환…경영권 유지 전망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100대1 비율의 대주주 무상 감자와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골자로 한 기업개선계획 초안을 태영건설 채권단에 제안했다. 이번 기업개선계획이 시행되려면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하기에 태영건설 워크아웃 진행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16일 주요 채권단 18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는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을 밝혔다. 당초 기업개선계획은 지난 11일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실사법인이 추가적인 시간을 요청하며 의결 기한이 연장된 바 있다.
이날 채권단 설명회에서는 기업개선계획 초안과 실사 결과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구체적으로는 PF사업장 처리방안을 비롯한 손익, 재무, 유동성 추정 결과를 바탕으로 감자,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방안과 향후 정상화 추진 계획이 검토됐다.
우선 실사법인은 태영건설의 완전자본잠식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1조원 수준의 출자전환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35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본 확충과 신규 신용공여 방안이 포함됐다. 이번 기업개선계획에 따르면 계열주 포함 대주주(TY홀딩스)는 경영책임 이행 차원에서 100대1, 기타주주는 2대1로 차등감자를 실시하고 대주주는 대여금 등 기존채권의 100%, 금융채권자는 무담보채권의 50%를 출자전환한다.
TY홀딩스는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비츠(KKR)에게 빌려 태영건설에 대여한 4000억원을 100% 출자전환한다. 또, 태영인더트리 매각 자금 등으로 태영건설에 투입한 3300억원에 대해서도 영구채 전환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채권자는 태영건설의 영업활동 지원을 위해 제2차 협의회에서 의결한 신규 자금과 신규 보증을 지속 지원한다. 산업은행은 “대주주는 보유 채권을 전약 자본확충에 투입해 정상화의 책임을 다하고 금융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주주가 출자전환을 통한 대규모 자본확충에 참여하면서 태영건설에 대한 경영권은 지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전 워크아웃에서는 최대주주가 지위를 잃고 채권단이 최대주주가 되는 사례가 많았는데 이와는 대조적이다.
기존 대주주 지분은 TY홀딩스 27.8%, 윤석민 회장 10.0%, 윤새영 창업회장 1.0% 등 41.8%이나 이번 계획으로 6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단,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건설 주식에 대한 경영권 포기, 의결권 위임, 감자 및 주식처분 동의 등의 약속을 했기에 워크아웃 기간 동안에는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이번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의 PF 사업장 60곳(준공완료 1곳 포함)에 대한 방안도 제안됐다. 본PF 사업장 40곳은 대부분 그대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일부는 시공사 교체 또는 청산으로 가닥을 잡았다. 브릿지론 단계의 PF 사업장 20곳은 대부분 시공사 교체 또는 청산이 이뤄진다.
산업은행은 오는 18일 전체 채권단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연 뒤 이번 기업개선계획을 금융채권자협의회에 부의할 예정이다. 기업개선계획이 시행되려면 신용공여액 기준으로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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