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딜링룸.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딜링룸. [사진=신한은행]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목전에 둔 채 급등하는 등 고환율 고착화 우려가 커지자 외환당국이 국민연금 등과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외환시장 안정방안을 논의했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이하 한은),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앞으로 협의체를 통해 외환시장 안정과 국민연금 수익성을 조화롭게 달성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 투자가 외환시장 수급에 미치는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이 비중 있게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가장 먼저 검토할 것으로 전망되는 방안은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다. 이는 환율 상단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 자산의 일부를 달러로 팔아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 환율 상승 압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자산 1322조원 중 43.9%(약 581조원)이 해외 주식이다. 해외 자산 비중이 큰 만큼 환헤지 규모도 상당한데, 보유 해외자산의 최대 10%까지 매도할 수 있다. 

다만 과도한 환헤지는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어 추후 국민의 노후자산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다. 

또 다른 카드는 한은과 국민연금 간 외환 스와프를 확대·연장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시 시장에서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을 가진 한은과 직접 거래하면 시장의 달러 수요가 줄어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현재 한은과 국민연금은 올해 말까지 650억달러 한도의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협의체는 이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정책적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나갈 방침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7.1원으로 올해 최고 수준을 재차 경신했다.

이같은 환율 상승은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증가로 인한 역대 최대 유동성에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따른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과 엔화 약세, 연간 200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로 인한 외환 유출 경계 등이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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