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헬스케어 최대주주 변경…사업 구조 재정비 본격화
차원태 부회장, 9월 경영 참여 이후 역할 범위 확대 주목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차바이오그룹이 카카오와 지분 스와프를 단행하며 헬스케어 사업 구도를 재정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바이오그룹이 카카오헬스케어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양측 협력의 방향뿐 아니라 그룹 내부의 경영 흐름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차바이오그룹 내부에서는 지난 9월부터 경영에 합류한 차원태 부회장의 역할이 서서히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차바이오그룹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지난 19일 카카오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차바이오텍 계열사들이 카카오헬스케어 지분을 인수하는, 지분 교환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분야에 전략적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차바이오그룹의 선행 투자로 시작된다. 차바이오텍의 종속회사 차케어스와 차AI헬스케어가 카카오 보유 카카오헬스케어 지분 약 700억원어치를 인수하고, 차AI헬스케어는 100억원을 추가 출자해 신주를 확보한다. 카카오는 이 가운데 300억원을 차바이오텍 유상증자에 투입해 약 3% 지분을 얻고, 나머지 400억원은 카카오헬스케어에 다시 투자하는 식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차바이오그룹은 카카오헬스케어 지분 43.08%를 보유하며 최대주주가 된다.
카카오 측에서는 사업 효율화 기조 속에서 지분 일부를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119억원)이 전년 대비 늘었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이 349억원에 이르며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매출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영업손실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 최근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선 카카오는, 이번 거래로 재무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헬스케어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길을 택한 셈이다.
차바이오그룹 입장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역량 보강의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카카오헬스케어의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 ‘파스타(PASTA)’와 의료데이터 플랫폼 ‘헤이콘(Haycorn)’ 등은 그룹이 추진 중인 생활공간-커뮤니티-의료기관을 연계한 커넥티드 헬스케어, 시니어 헬스케어 사업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다만 회사 내부에서는 당장 큰 변화보다는 기존 사업구조에 점진적으로 녹여내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원태 부회장, 경영 참여 두 달 만의 구조 변화
이번 지분 교환은 차바이오그룹의 내부 변화와도 맞물린다. 그룹 오너 3세인 차원태 부회장은 지난 9월 차병원·차바이오그룹 부회장과 차바이오텍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에 오르며 공식적으로 경영에 합류했다. 미국 차헬스시스템즈에서 COO와 CSO를 맡았고 차 의과학대학교 총장을 지낸 이력 등을 고려하면, 그룹 내 전략 과제에 조금씩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회장 취임 후 두 달여 만에 나온 이번 거래를 계기로 그의 역할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된다. 특히 지난 21일 차바이오텍 사외이사 전태준이 임기를 거의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임하면서 이사회에 공석이 생겼고,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들 사이에서는 “차 부회장이 내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공석인 사외이사에 선임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카카오헬스케어가 그룹의 디지털 헬스케어 전담 플랫폼으로 자리하게 되면, 전략 조정 과정에서 차 부회장의 운신의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카카오헬스케어에 경영권 참여 방식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가 공식 경영 참여 이후 불과 두 달여 만에 그룹의 사업 구도가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그룹이 디지털 헬스케어 비중을 키우는 과정에서 차 부회장의 역할이 어느 선까지 확대될지가 업계의 관심사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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