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우리 사회에서 홈리스(Homelessness)는 흔히 거리 노숙인이나 노숙인 시설 이용인 그리고 쪽방 주민만으로 대상을 축소시켜 인식한다. 한국에서 홈리스라는 개념은 주거 불안정 상태의 소외계층 전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낙인적 관점에서의 ‘노숙인’, ‘노숙자’로만 인식되고 있으며, 이는 그들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차별을 강화시키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법률적‧정책적으로도 '홈리스'라는 용어를 사용해 이러한 인식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홈리스에 대한 인식 개선과 주거권 사각지대 문제 해결을 위해 2003년부터 매년 홈리스 월드컵이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9월 21일부터 28일까지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홈리스를 생각하면 게으르고 의지가 부족한 사람을 떠올리기 쉽지만, 홈리스 월드컵 대회장을 방문하면 전혀 다른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이 대회는 홈리스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우리도 인식과 태도를 바꿔야 함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사회적기업 빅이슈코리아가 지난 10여 년간 홈리스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위해 잡지를 제작하고 판매해 왔다. 많은 분들이 길거리에서 빅이슈코리아 잡지를 판매하는 어르신들을 접해봤을 것이다. 빅이슈코리아는 단순히 잡지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홈리스들에게 경제적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홈리스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먼저 법률적‧정책적 용어 변경이 이뤄져야 한다. ‘노숙인’ 대신 ‘홈리스’라는 용어를 사용해 일탈적 집단으로 인식하는 낙인적 관점을 줄이고, 홈리스 상태에 놓이더라도 적절한 주거권을 보장받을 동등한 시민임을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주거 불안정 상태’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홈리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사회적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홈리스 월드컵과 같은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회적기업의 지원이 절실하다. 빅이슈코리아와 같은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그들의 활동을 홍보함으로써 홈리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밖에 영화와 미디어 활용도 꼽을 수 있다. 영화 ‘드림’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홈리스 월드컵’ 같은 작품을 통해 홈리스의 현실을 널리 알리고, 그들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미디어를 통한 긍정적 사례 공유는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홈리스 상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은 단순히 그들의 삶을 돕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성숙도를 높이는 일이다.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이해와 배려의 시선을 보낸다면, 주거권 사각지대에 놓인 홈리스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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