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 사장의 대표직이 유지된다. 이로써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2일 열린 이사회에서 임종윤 사내이사의 단독 대표이사 선임 안건과, 북경한미약품 동사장 교체 및 동사 선임 안건 모두 부결됐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원이자 감사위원장인 김태윤 사외이사는 이날 이사회 결의와 관련해 “전문경영인 체제는 한미 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는 경영을 하는 회사라면 당연히 지향해야 할 목표이자 비전”이라며 “매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임직원 모두 세계 최고의 R&D(연구개발) 중심 제약회사를 지향하는 한미약품이 안정적 경영을 이루고 거버넌스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해석했다.

앞서 임종윤 사내이사는 지난달 28일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가 ‘독립 경영’을 선언하며 한미약품 경영관리본부에 인사팀과 법무팀을 신설한 것에 반발해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그동안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에 인사 및 법무 업무를 위탁해 왔는데, 이는 지주사 입김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에 같은 날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이사는 지주사 근간을 흔드는 항명성 인사 명령이라는 지적과 함께 박 대표이사를 경기 팔탄공장 제조본부 전무로 강등하고 업무 범위를 축소했다.

이날 이사회 결의로 임종윤 사내이사의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이 물건너가면서,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 독립 경영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를 성원해 주고 계신 주주님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혼란한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고 본연의 사업에 매진하겠다”며 “창업 회장님 타계 이후 벌어지는 여러 혼란한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대주주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이사회 의결을 두고 제약업계에서는 예견된 결과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사회 구성에서 형제 측이 불리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박재현 대표이사를 비롯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등 형제 측과 그룹 경영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3자 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 측 인사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견줘 형제 측 인사는 3명에 불과하다. 

이날 이사회에는 이사회 구성원 10명 모두 참석했다. 다만, 임종윤 사내이사는 이사회 진행 방식에 “편파성이 있다”며 중간에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 이사 측은 현재까지 어떤 부분이 편파적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