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노동자 12명 사망...사측 "경찰 조사 중..결과 지켜보고 있다"

 

【투데이신문 박나래 기자】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또 다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7시 20분경 현대제철 3고로에서 일을 하던 협력업체인 유젯(주) 소속직원 이모(37)씨가 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를 동료가 발견해 이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씨는 이날 풍구(고로에 바람을 주입하는 설비) 교체 작업을 하였으며, 이는 전날 풍구 누구현장을 시정하라는 근로감독관의 지적에 따라 정기 보수공사 기간이 아닌 시기에 작업이 이뤄졌다.

이씨는 사고 전날 자정이 넘도록 보수공사를 진행했으며, 사고 당일 날도 아침 8시 30분 출근해 잔업을 하던 중 “너무 힘들다” 는 말을 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고 당시 공사는 정기 보수기간에 시행하는 공사임에도 긴급하게 돌발공사로 진행됐다”며 “공사가 끝나기 전에는 현장을 벗어 날 수 없었으며 공사완료에 대한 독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씨는 작업 시 작업복이 기존 작업복보다 더 무겁고 더운 알루미나 방열복을 입고 작업에 투입됐다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탈진사고는 발생했고 고로의 열기로 작업환경이 고온인 조건에서 장시간 작업하면 탈진할 수밖에 없는데 사고 당일 지급된 방열복은 건강한 사람도 장기간 작업 시 탈진을 유발함에도 장시간 작업을 했다”며 “1년 전까지만 해도 원청사가 관리하던 공정까지 해당업체에서 관리하면서 인원 증가 없이 작업을 하여 작업량 또한 과다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대제철과 해당 협력사는 사망원인 조차 나오지 않았음에도 개인 질병사로 몰아가 정확한 사고경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족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노조는 “1년 사이 산재사망사고는 8건에 1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근로감독 현장상주, 안전관리 실태 조사에도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고 산재사망과 관련한 현대제철의 대국민 사과문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사망사고 또 다시 발생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 “365일, 24시간 휴일도 명절도 쉬지 않고 일하는 장시간 노동에 아차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유해한 환경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조건에서 산재사고는 멈추지 않는다”며 “모든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원청사인 현대제철과 현대차그룹은 책임을 다하지 않는 현실과 노동부의 겉핥기식 근로감독과 대책으로는 ‘죽음의 행렬’이 멈추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와 관련 현대제철 홍보실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은 경찰 조사 중이라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다른 어떠한 입장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2일에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협력업체 현대종합설계 직원 노모씨가 작업 중 20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11월 26일에는 당진 공장 내 현대그린파워 발전소에서 가스가 유출돼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5월에는 아르곤 가스 누출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5명이 사망하는 등 지난 1년새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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