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형
▸팟캐스트 <이이제이> 진행자
▸저서 <와주테이의 박쥐들> <김대중vs김영삼> <왕의 서재>등 다수

【투데이신문 이동형 칼럼니스트】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조용기 목사의 횡령과 불륜사실이 구체적 증거와 함께 폭로되었다. ‘교회 바로세우기 장로 기도모임’ 소속 김대진, 김석균 장로 등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어 조용기 목사 일가의 교회 사유화와 불륜스캔들, 세금 문제 등을 지적했다. 특히 이번 폭로를 주도한 순복음 선교원의 이종근 장로는 조용기 목사가 불륜스캔들을 일으키고 이를 무마시키려 했을 때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이다. 이 장로는 조 목사로 부터 15억 원을 받아서 자기 통장에 넣어놨다가 문제가 되었던 정모 여인에게 입막음을 대가로 돈을 건네주었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자료로 당시 정모여인과 주고받았던 합의서, 각서, 영수증, 정 여인이 갖고 있었던 반지, 시계, 조 목사의 팬티, 호텔 영수증 등을 제시 하였다. 이로써 조 목사가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불륜의혹과 함께 교회 돈 횡령, 세금포탈 문제도 폭로되었는데 사실로 밝혀진다면 더 이상 조 목사가 예수를 팔고 다니며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데 “신앙”을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조용기 목사와 그 일가족의 전횡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한국단일교회로는 최대의 신자를 자랑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막강한 힘으로 언제나 숨겨져 왔다. 그동안 조용기 목사 집안이 순복음교회, 한세대학교, 국민일보 등에서 빼돌린 재산만 해도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나 구체적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해 당사자인 순복음교회나 한세대학교, 국민일보에서 조용기 목사 일가를 두둔했기 때문에 비리가 터져도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장로들의 폭로는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증거까지 갖추었다. 빙산의 일각일수도 있지만 장로들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폭로한 비리만 놓고 보아도 엄청난 금액이다.

조용기 목사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연간 120억 원씩 모두 600억 원의 특별 선교비를 지급받았는데 이 돈의 사용처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교회 신축금 중 990억 원을 돌려주지 않은 점. 570억 원을 들여 만든 공익재단을 자신의 개인재단으로 변경하고 아들의 회사가 교회건물을 295억 원에 샀다가 교회에 다시 372억 원에 되팔아 부당하게 77억 원을 챙긴 점, 교회 건물로 185억 원 부당 대출했던 일, 국민일보 독자기금 342억 중 225억을 횡령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조용기의 퇴직금만으로도 200억 원이 지출되었다고 하니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낮은 곳으로 임하여야 하는 성직자의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행동들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횡령이나 세금포탈, 불륜이외의 조용기 목사의 평소 처신이다. 조 목사의 아들들은 모두 외국국적으로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툭하면 안보문제를 주장하며 빨갱이 타령을 하는 조 목사가 자신의 아들들은 군대에 보내지 않는 이중성을 보인 것이다. 일본에 지진이 일어나 수많은 사상자가 났을 때는 “교회를 안 믿어서 벌 받은 것”이라는 정신 나간 발언까지 했다. 잇따른 추문 등으로 교회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2011년 설교도중 단상에서 내려와 무릎 꿇고 사죄를 하며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교회 등에서 모두 물러날 것처럼 이야기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제 그랬느냐?” 는 듯 말을 바꾸었다. 말 바꾼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말 바꾸면서 한 핑계는 가히 예술의 경지라고 할 수 있겠다. 조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교회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의 발목을 붙잡고 내게 흉악한 그물을 덮어씌우는 사람이 있으면 앉아서 한번 둘이 대면해보고 싶습니다. 누가 교회를 위해서 더 많이 헌금을 냈는지, 헌금 계산을 한번 해보자, 헌금을 얼마나 내었는지, 내었으면 그것을 가지고서 교회를 사랑한다는 증거를 내세워야 되는 것입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척도를 돈으로 따진 것이다. 이런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 최대교회의 스타 목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조용기 목사를 “신”처럼 받드는 신자가 많이 있다. 그들이 지속적으로 조 목사를 감싸기 때문에 조 목사일가가 떳떳하게 마음 놓고 비리를 저지르는 것이다. 신은 하나님이나 예수이지 조용기가 아니다. 교회를 믿고 예수를 따르는 것이 개신교 신자들이 할 일인 것을 순복음 교회 신자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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