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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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며 또다시 그의 독특한 리더십이 글로벌 무대에 등장했다. 취임과 동시에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각종 행정명령 퍼레이드를 벌인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한 정치적 행보로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새로운 환경에서 기회와 도전이 혼재된 상황에 직면했다. 트럼프 정부는 자유시장 경쟁을 강조하며 약가 인하를 유도하고,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복제약이 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내 도입될 가능성이 있는 보편관세 역시 의약품에는 예외가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업계의 가장 큰 난제다. “지금 예단하기 힘들다”라는 업계 전문가의 말처럼,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대중국 견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그는 유럽연합(EU), 아시아 등등 나라를 가리지 않는다. 오직 자국의 이익을 강조할 뿐이다. 그의 계산기가 쉴새 없이 껌뻑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바이오 비전 2030’을 발표하며 글로벌 50대 제약기업 중 5개를 국내에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노연홍 협회장의 말처럼 건강한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나아가야 할 핵심 과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신년사에서 ‘글로벌’을 강조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도 이러한 비전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국내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의대생 증원 논란으로 시작된 의정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내수 경제 침체 우려와 함께 일반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등 캐시카우 사업의 매출 둔화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수입원 다각화와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대응하려 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의 불안정성은 여전히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재편은 국내 기업들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이러한 전환기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선 기업과 정부가 함께 협력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한다. 위기 속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제약바이오 업계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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