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치 웃돈 CPI…연준 연내 금리 인하 불투명
휘발유·에너지 가격이 물가 견인…관세 영향은 미미
【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미국 금리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9%)를 상회한 것으로, 지난해 12월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월 대비 0.5% 오른 수치로, 이는 지난 2023년 8월 이후 최대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1.1%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했으며,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1.8%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CPI 상승을 견인한 주요 요인이 에너지 가격 변동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최규호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고율관세가 적용된 품목이 많지 않아 미·중 무역 분쟁이 물가 상승 압력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공격적일지, 반대로 유연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물가와 관세 정책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1월 CPI에서 서비스 물가 상승을 제외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일부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요소들이 3~4월에 안정된다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인하 전망에 대한 해외 투자은행(IB)의 의견은 부정적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더 이상 물가가 결정적인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고, 도이치방크는 “관세 인상 등으로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 기준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3월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할 확률을 97.5%로 보고 있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0.25%포인트 인하 확률이 23.8%였으나 현재 2.5%로 급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