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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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지난해 국내 대기업 여성 평균 임금이 처음으로 남성의 70% 수준을 넘었지만 여전히 기회와 지위 측면의 성별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리더스인덱스가 22일 국내 500대 기업 남녀 직원 평균 연봉 및 근속연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준 여성 평균 연봉은 7405만원으로 남성(1억561만원)의 70.1% 수준이었다. 이는 2023년 68.6%에서 1.5%p 오른 수치로 매년 남녀 간 임금 격차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다만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남녀 임금 격차는 여전히 크다. 여성의 평균적인 대기업 근속연수는 9.2년으로 남성(11.9년)의 77.3%에 해당하지만 연봉 수준은 70.1%에 그쳤다. 동일한 기간 근속했더라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약 7%p의 낮은 임금을 받아온 셈이다.

이 같은 불균형은 특정 산업군에서 두드러졌다. 이들 산업군에서는 여성의 근속연수가 남성과 비슷하거나 더 긴 경우에도 연봉 격차가 나타났다. 일부 업종에서는 근속연수 대비 연봉 격차가 전년보다도 벌어지기도 했다.

상사업의 경우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약 11년 4개월로 남성(10년 1개월)보다 길었지만 평균 연봉은 7000만원으로 남성(1억 1510만원)의 60.8% 수준이었다.

증권업 역시 여성의 근속연수(10년 9개월)가 남성(10년 4개월)을 앞섰지만 연봉은 남성(1억5200만원)의 65%인 9900만원에 그쳤다.

보험업은 남녀 근속연수가 각각 13년과 13년 1개월로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여성의 연봉은 8800만원으로 남성(1억3100만원)의 67.5%에 불과했다.

이 밖에도 운송업, 은행업, 서비스 등 업종에서도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가 남성의 80% 이상으로 긴 편이었으나 평균 연봉은 각각 75.6%, 70.4%, 68.8% 수준으로 낮아 성별에 따른 격차가 여전히 컸다.

대기업 여성 비율은 전체 직원의 26.4%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조직 내 지위와 보상 체계에서의 성별 불평등을 해소하고 양성평등을 기반으로 조직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3E’가 전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3E는 동등한 기회(Equal Opportunity), 동등한 지위(Equal Position), 동등한 급여(Equal Pay)를 의미한다. 해당 지표에 따르면 국내 500대 대기업은 급여 측면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기회와 지위 측면에서는 남성이 우위를 차지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국내 근로자의 86%가 종사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 근로자 대비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 수준은 2000년 65%에서 지난해 54.7%로 하락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남녀 임금 격차는 대기업보다 심각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23년 중소기업 내 남녀 임금 격차가 대기업보다 큰 이유에 대해 임금 체계가 불투명하고 비공식적인 경우가 많으며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처로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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