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투자 전년 동기 대비 66%↑
공실률은 2년 10개월만 3% 초과
2031년까지 471만㎡ 추가 공급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지난 1분기 서울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오피스 시장이 상승을 주도하며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으나,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 2년 10개월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오피스 투자와 임대차 시장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기업 CBRE 코리아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은 7조5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6% 상승한 수치다.
CBRE 코리아는 오피스 부문의 대형 선매입 거래 종결과 물류 섹터의 점진적인 회복 영향으로 투자 거래가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 중 오피스 거래 규모는 약 5조2010억원으로 전체 거래 규모의 74%를 차지했다. 이 중 55%인 2조8690억원은 마곡권에 소재한 원그로브, 르웨스트시티타워 A, B동의 선매입 완료에 따른 것이다. 또한, 도심권(CBD)의 남산스퀘어, 크리스탈스퀘어, 정안빌딩과 강남권(GBD)의 강남파이낸스플라자 등이 총 1조1948억원 규모에 거래가 완료됐다. 3대 권역 외 거래 사례로는 GIC가 투자한 구로G밸리가 4160억원에 매입 종결되었다.
그러나 임대차 시장 지표는 여전히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서울 오피스 임대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2월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3.06%로 전월 2.83%와 비교해 0.23%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27% 대비 0.79%p 상승했다. 공실률이 3%를 넘은 것은 2022년 4월 3.06%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3대 주요 권역에서도 공실률이 모두 상승했다. 강남권(GBD)은 전월 대비 0.44%p 오른 3.40%, 도심권(CBD)은 0.12%p 오른 3.04%를 기록했다. 여의도권(YBD)은 2.41%로 0.10%p 증가했다.
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실률이 약 9% 정도에 달했던 10여년 전에 비해선 최근 서울 오피스의 공실률은 하락했으나 이는 경기의 회복보다는 프라임 오피스에 대한 임차인 선호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면적별로는 중소형에서 공실률이 높게 나타났다. 강남권(GBD)에서는 중형빌딩(연면적 6600㎡ 이상 1만6500㎡ 미만) 공실률이 4.44%로 가장 높았다. 도심권(CBD)에서는 중형빌딩(5.32%)이, 여의도권(YBD)에서는 연면적 6600㎡ 미만인 소형빌딩(3.85%)에서 공실률이 가장 높았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는 “2월 서울 오피스빌딩 매매 시장은 거래금액이 급증했지만, 거래 건수는 여전히 평년 수준을 밑돌아 투자 수요가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임대 시장에서도 마곡 등 일부 지역의 신규 공급 영향으로 공실률이 소폭 상승했으며, 임차 수요의 뚜렷한 개선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31년까지 기존 물량의 45%에 해당하는 약 471만㎡규모 오피스가 공급되는 점도 공실률 증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
CBRE는 2031년까지 추가로 공급 예정인 42개 개발사업의 총규모가 약 471만㎡라고 예측했는데 이는 3대 권역 전체 오피스 규모 약 1058만㎡의 4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CBRE는 공급 완료 후 CBD 오피스 시장 규모는 GBD의 2배, YBD의 3배를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CBRE는 보고서에서 “대규모 공급은 향후 공실률 증가, 임대료 조정, 신규 오피스 빌딩 간의 임차인 유치 경쟁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CBD 오피스 시장은 과거의 견고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잠재적인 공급 과잉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의 업무 목적으로 공급돼 용도변경이 제한되는 오피스의 특성상 추후 주거목적으로의 활용 등으로 공실 문제 해소가 어렵다는 점 역시 공급 과잉 문제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함 랩장은 “기업의 업무 목적으로 사용되는 오피스의 특성상 용도를 쉽게 변경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추후 공급되는 물량이 굉장히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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