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0명 중 7명, 기후 변화에 불안감·슬픔 느껴
기후 관련 교육 또는 진로에 청년 75% 관심 표명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2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과 행동에 대해 조사한 결과, 구체적인 역량 개발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청년들이 기후 위기 대응에 구체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투데이신문과 청년플러스포럼은 21일 서울시 중구 페럼타워에서 <솔라스탤지어 시대 : 청년의 생존 코드 ‘기후스펙’>을 주제로 제7회 청년플러스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의 기조발표는 청년플러스 서포터즈(김규원, 김다영, 김민경, 김유경, 변승현, 장나령)가 맡아 ‘잿빛 미래에서 푸른 미래로, 청년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를 주제로 진행했다.
청년플러스 서포터즈들은 20대 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청년의 인식과 행동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 기후 위기로 불안감과 슬픔을 느끼는 청년들은 100명 중 7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기후 위기에 따른 자연재해, 경제 불안정, 등이 청년에게 불안과 슬픔, 무력감 등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조사에서 기후 위기가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과 ‘다소 심각하다’는 응답은 90% 이상으로 나왔다. 그러나 청년 대부분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최근 1년 동안 기후 변화와 관련해 행동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설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청년은 56%에 그쳤다.
서포터즈는 기후 위기에 대응해 실천했다는 응답자 5명과 대응에 소극적이었던 응답자 6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도 가졌다. 그 결과, 기후 위기에 소극적인 응답자들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은 인지하면서도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회구성원의 책임이라고 생각해 무력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공통으로 기성세대가 주도적으로 연구해 정책 참여에 강제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후 위기에 대응해 실천에 나선 청년들도 다른 사람들이 이와 관련해 관심이 없고 자신만 행동하는 것 같을 때 다소 무력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보면 ▲채식 캠페인 주도하기 ▲학교 에너지 절약을 위해 단열 필름 붙이기 ▲정수 필터를 사용해 페트병 사용 줄이기 ▲직접 만든 천 컵 홀더 사용하기 등이다. 일상에서 다회용기와 장바구니 지참하기와 다회용기 반납 시 환급 제도 이용하기를 습관화한 청년도 있다.
불안을 가장 크게 느낀다고 답한 청년들은 스스로 날씨에 영향을 받고 잦은 이상기후로 인한 미래를 우려했다. 또, 기후 변화에 대한 분노가 크다고 응답한 한 청년은 개인이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 노력해도 기업의 실책이 이를 무력하게 만들 때 분노를 느낀다고도 답했다.
발표에 나선 김다영 서포터즈는 “청년들 모두 개인이 바꿀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근본적으로는 에너지 방식 변화와 실효성 있는 정책 적용 등의 조직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도 해야지’라는 생각에 앞장서난 청년들, ‘나 하나로도 바뀔까’ 의심하면서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효능감을 느끼는 청년들은 이미 ‘기후스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서포터즈는 기후스펙에 대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생존 코드라고 설명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기후스펙 개념을 활용해 청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기후스펙의 핵심 역량을 묻자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능력’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캠페인에 일시적으로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일상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기후 관련 교육 또는 진로에 대한 관심도는 전체 응답자 중 75%가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나 심층 인터뷰에서는 해당 역량을 진로 선택과 연관 짓는 사례를 찾기 힘들었다. 한 응답자는 “제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사회적 인프라와 정책적 뒷받침의 부재를 꼬집었다.
김 서포터즈는 “현재 교육 제도나 진로 시스템은 여전히 ‘기후 관련 직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라며 “청년들은 어떤 분야가 있는지 모르겠다, 단순한 관심으로 기후 위기가 관련된 취업 준비를 해야겠다는 단계로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후 전공자가 아니어도 기후 위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점을 넘어 각자의 자리에서 반드시 기후 문제에 대응해야만 하는 시대다. 기후 위기를 본인 전공과 진로 안에서 연결하는 태도가 청년들의 필수 스펙”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서포터즈는 “우리는 마음 속에 ‘솔라스탤지어’라는 감정을 갖고 있다”라며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은 위기감과 거대한 변화 앞에 개인의 실천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막막함을 함께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 감정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기후 위기에 대한 불안이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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