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구석’ 주제로 400권 큐레이션 전시 선보여
우려 목소리에도 뜨거운 관심 속 성황리에 열려
“다양한 부스 통해 평소 도전 어려운 책들 접해”

2025 서울국제도서전 출입구 현장 ©투데이신문
2025 서울국제도서전 출입구 현장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목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이 개막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와 서울국제도서전이 주최하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1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개최된다. 1954년 전국도서전시회로 시작했던 서울국제도서전은 국내 최대의 책 축제로 성장했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책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올해 67회를 맞이했다.

도서전시회로 시작했던 서울국제도서전은 올해의 주제로 ‘믿을 구석(The Last Resort)’을 선정하며 삶의 고난과 위기 속에서도 각자의 희망과 노력을 조명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주관한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BBK)> 특별 전시 ©투데이신문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주관한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BBK)> 특별 전시 ©투데이신문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올해의 주제를 담아 ‘각자가 생각하는 믿을 구석을 담아낸 책’ 400권을 큐레이션한 전시를 선보였다. 작가 120여 명이 추천한 170여 권의 도서와 독자들이 선정한 230여 권의 책이 추천인의 이름과 함께 소개되며, 책 한 권을 위기 속 희망의 씨앗으로 비유했다.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자신의 ‘믿을 구석’을 적어 공유하고, 책을 통해 서로의 신념과 위안을 나눌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20일 방문한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작가의 생각을 듣고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이 열려 영화감독 박찬욱을 포함해, 전 프로 바둑 기사였던 이세돌과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은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책과 삶, 창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관람객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갔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의 엘르 코리아 부스 현장 ©투데이신문
2025 서울국제도서전의 엘르 코리아 부스 현장 ©투데이신문

올해 도서전을 처음 방문했다는 대학생 이모씨는 “지난해부터 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이번 도서전에서 박찬욱 감독, 박정민 배우 등 유명한 사람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부스를 접하면서 평소에 쉽게 도전하기 어려웠던 시집이나 에세이 등을 구매하게 됐다”며 “도서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도서도 있어 꼭 구매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도서전에는 전 세계 17개국에서 출판 관계사 총 535개가 참가했다. 국내에서는 429개사, 해외에서는 106개사가 참여했다. 

참가사 부스에 붙어 있던 서울국제도서전의 민영화 반대 포스터 ©투데이신문
참가사 부스에 붙어 있던 서울국제도서전의 민영화 반대 포스터 ©투데이신문

한편, 2025 서울국제도서전은 그동안 공공기관이 주최해 오다가 정부 예산 삭감 등의 문제로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하는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됐다. 이 때문에 공공 문화 행사의 민영화, 이른바 ‘사유화’ 논란에 휩싸였다. 출판계와 독자 등이 이를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에 6000명 이상이 참여하기도 했다. 

도서전에 참가해 부스를 운영하고 있는 출판 관계자는 “도서전은 문화 공공재인데,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돼 운영된다면 앞으로 돈 있는 출판사만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참가자는 “정부 지원을 받아서 운영됐으면 좋았겠지만,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도 행사가 열려 다행”이라며 “지난해보다 행사 운영의 밀도가 높다고 느껴져 행사에는 만족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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