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CIC 본뜬 통합 바이오 클러스터…내년 상반기 가동
입주 기업, 마티카바이오 등 그룹 계열사 인프라 활용 가능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차바이오텍이 세포·유전자 바이오 클러스터 ‘CGB-CIC’(가칭)를 조성한다.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산업이 본격 태동하는 가운데, 관련 기업을 한데 모아 연구개발부터 임상, 생산, 상용화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CGB-CIC’는 세포·유전자 기반 바이오뱅크(CGB)와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인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센터(CIC)의 이름을 따 만든 복합 클러스터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미국 보스턴 CIC 본사와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건설 중인 ‘CGB’는 연면적 6만6115㎡(약 2만평),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세포·유전자치료제 단일 시설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CDMO(위탁개발생산), cGMP 제조시설, 줄기세포 바이오뱅크 등이 들어서며, 오는 연말 준공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약 1만㎡(3000평) 공간에 ‘CGB-CIC’가 들어서고, 내년 2분기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1일 차바이오텍은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CGB-CIC’ 운영계획을 설명하고, 이 공간이 바이오 스타트업의 현실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에 나선 양은영 부사장은 “국내 바이오텍은 기업공개(IPO)까지 가기 위해 연구개발을 이어가야 하지만, 초기 자금 대부분을 장비와 시설에 써야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CDMO, 해외 파트너링 등 외부 계약을 통합 관리해주는 플랫폼이 없다 보니 창업 초기부터 다수의 파트너를 개별 관리해야 한다”며 “기술개발에 집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양 부사장은 또 “대표적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인 미국 보스턴 CIC의 경우, 2023년 기준 입주 기업들이 투자유치 240억달러(약 32조원), IPO 36건을 기록했고, IND(임상시험계획승인) 제출 소요시간도 평균 29% 단축했다”며 “CGB-CIC는 이 모델을 국내에 본격 도입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GB-CIC는 고급 오피스와 실험실, 초저온 냉동고, 분석 설비 등 글로벌 수준의 공용 장비를 갖춘 형태로 조성된다.
차바이오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CDMO 거점(미국 마티카바이오 등 6곳), CHA 실험동물센터, 글로벌 임상시험센터도 입주 기업에 개방된다. 연구 결과가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병원 접근성 또한 확보됐다는 설명이다. 또 입주 기업은 자동으로 CIC 글로벌 멤버십이 부여돼, 미국·유럽·일본 등 전 세계 CIC 거점의 오피스와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CGT 개발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차바이오텍에도 동반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란 전망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입주 기업이 차바이오텍의 인프라를 사용한다는 것은 곧 차바이오텍에도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입주 조건 및 임대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민간 주도 사업 특성상 저렴한 금액대는 아니라고 암시하면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다면, 국내 바이오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장 발표자로 나온 동아에스티 강종균 디렉터는 “보스턴 CIC에 입주해본 경험상 가장 큰 장점은 네트워킹 기회에 있다. 가만히 있어도 다른 회사에서 찾아와 얘기를 나누자고 한다”며 “이것도 기업이 한데 모여야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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