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리·무신사·컬리, 각자 색으로 PB·큐레이션 강화
정체성은 지키되 새 카테고리로 성장 돌파구 모색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특정 분야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버티컬 커머스들이 잇달아 ‘뷰티’로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PB(자체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며 뷰티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고객 층의 취향이 세분화되고, 플랫폼 간 정체성이 뚜렷해지면서 각자의 강점을 살린 ‘전문 카테고리 확장’ 경쟁이 본격화됐다.
31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10·20세대 소비자를 겨냥한 뷰티 PB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용자 절반 이상이 Z세대인 점을 반영해 합리적 가격대의 ‘1020 전용 에디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뷰티 리뷰 누적 수는 735만건을 넘어섰다. 회사는 PB상품만 모은 ‘전용관’을 신설해 뷰티 부문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오드타입’, ‘위찌’ 등 자체 브랜드를 통해 PB 뷰티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 9월에는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전문기업 코스맥스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제품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젊은 감각과 트렌드를 앞세운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무신사 스타일’의 뷰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컬리는 식품·라이프스타일 중심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프리미엄 뷰티 큐레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뷰티컬리’를 개설한 이후 고가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고, 직매입을 통한 정품 신뢰도를 강조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 고객은 구매력이 높은 편이며, 명품 화장품을 온라인에서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세 회사 모두 뷰티 제품을 취급하며 카테고리를 넓힌 가운데 최근 들어 PB 상품 판매에 직접 나서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번 PB“각사가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면서, 고객 경험 강화와 매출 확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각사가 가진 고유의 고객층을 기반으로 뷰티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선 공통점을 보인다. 패션·식품·라이프스타일 등 취급 분야는 다르지만, 타깃으로 하는 고객층은 분명하다는 점이다. 앞선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버티컬 플랫폼의 강점은 특정 고객층에 대한 높은 이해도”라며 “뷰티 PB 확대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경험할 기회가 되고, 동시에 충성 고객의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플랫폼의 전략은 제품 구성이나 가격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세 곳 모두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지만, 강조점은 다르다. 에이블리는 1만~2만원대의 가성비 제품이 주류를 이루며, 가장 비싼 제품도 6만원대 수준이다. 컬리는 SK-Ⅱ, 나스(NARS) 등 20만원대 고가 럭셔리 브랜드가 눈에 띈다. 무신사는 중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폭넓은 가격대를 아우르며 고객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다만,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카테고리 확장에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버티컬 플랫폼의 한계도 존재한다. 또 다른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버티컬 플랫폼 특성상 고객층이 뚜렷하고 방문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에 카테고리를 마구잡이로 늘리기엔 자칫 정체성을 잃을 리스크가 따른다”며 “에이블리나 무신사 등 패션업계의 경우 그나마 접점이 있는 분야가 뷰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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