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정성호·추미애·조국에 항소 포기 사태 관련 토론회 제안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을 둘러싸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장·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 등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여권의 전.현직 법무부 장관을 모두 소환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서 “언제든, 김어준 유튜브 방송 포함 어느 방송이든 좋다”며 한 사람이든 여럿이든 모두 괜찮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의 제안은 전날 조 전 위원장과의 설전 비판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읽힌다. 조 전 위원장이 “대장동 사건 범죄수익금은 국가가 몰수·추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자 한 전 대표는 “의도와 다르게 무식한 티만 난다”고 반박했다. 조 전 위원장은 검사 출신인 김규현 변호사를 대타로 내세우며 1대1 토론을 권유했고 한 전 대표는 조 전 위원장 본인이 직접 나오라며 거칠게 응수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도 한 전 대표를 겨냥해 “항소 포기 소동으로 존재감 부각을 노리는 수작”이라며 비판을 가했고 한 전 대표는 추 위원장의 주장 중 일부를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하며 형사고소 방침까지 시사했다. 정성호 장관과의 공방에서는 정 장관이 ‘항소를 막았다’고 밝힌 내용과 관련해 한 전 대표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양측의 공방은 더욱 격화하는 양상이다.
한 전 대표는 공개토론 제안에서 방송 플랫폼을 특정하지 않고 ‘김어준 방송도 좋다’고 직접 언급하며 토론 무대를 대중적·정파적 경계 밖으로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제안은 단순한 ‘설전’이 아니라 여론전의 무대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여겨진다.
한동훈 전 대표의 ‘1대다·방송무대 불문’ 공개토론 제안은 두 갈래 목적이 있다. 하나는 법적·정책적 논쟁을 ‘한동훈의 전문 영역’으로 끌어와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 자신이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서 이번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내막과 과정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다. ‘물 들어온 김에 노 젓는 격’으로 그동안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자 대장동 사건이라는 민감한 이슈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토론 자체를 정치적 퍼포먼스로 전환해 지지층 결집과 미디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 항소 포기라는 사안은 사실관계와 법리적 쟁점이 복잡해 한 전 대표가 토론에서 얻을 ‘즉각적 정치적 이익’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공개토론이 실제로 성사되면 한 전 대표가 스포트라이트를 얻는 대신 항소·상고·몰수·추징 등 복잡한 법리와 사실관계가 대중 토론에서 재검증되는 리스크도 함께 떠안게 된다.
한 전 장관이 대장동 사건을 어설프게 알고 공개토론을 했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 전 장관이 나서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야당에 정권의 저격수로 불리는 출중한 투사형 정치인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역할을 하는 인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장외의 한동훈 전 장관이 그 역할을 자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 또한 여러가지 논란을 안고 있고 정무감각도 탁월하지 않아 공개 토론회를 하더라도 크게 실익은 없을 것이다.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