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음악·이야기로 물든 도심, 연말 백화점이 축제의 무대로
【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백화점들이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더욱 화려한 볼거리 경쟁에 나섰다.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변신하며, 인증샷 명소 자리를 놓고 3사가 대대적인 연말 연출 대전에 돌입했다.
이커머스 확산으로 소비 흐름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가운데, 오프라인 백화점은 시각과 감성, 체험을 결합한 ‘볼거리 마케팅’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각 사는 초대형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 체험형 콘텐츠를 내세워 고객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도 불을 밝혔다. 더현대 서울을 비롯한 전국 점포에서 ‘해리의 크리스마스 공방(Atelier de Noël)’을 선보이며, 눈 내린 숲속의 선물 마을을 연출했다. 현대백화점의 시그니처 캐릭터 ‘아기 곰 해리’가 산타를 도와 크리스마스를 완성하는 스토리를 따라가는 구성이다. 산타의 집과 편지 공방, 선물 포장 공방, 루돌프의 집 등 다섯 코티지에는 미니 기차와 디오라마, 움직이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지난해 ‘움직이는 대극장’으로 하루 2만명을 모았던 더현대 서울은 올해 사전예약이 오픈 30분 만에 마감되며 흥행을 예고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일수록 손의 온기와 교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매년 새로운 테마로 국내외 고객이 찾는 명소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밤하늘을 수놓는 초대형 미디어 아트로 서울의 겨울을 장식했다. ‘시간을 잇는 마법의 세계’를 주제로 한 크리스마스 영상이 본점 외벽 ‘신세계스퀘어’에 상영되고 있다. 농구장 세 개 크기의 초대형 스크린에는 금빛 불빛과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져 몰입감을 높였다.
강남점과 본점에서는 유럽 감성의 크리스마스 마켓 ‘신세계 원더랜드’를 동시에 열었다. 향초와 수공예 소품, 미니 오브제 등 10여 개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셀프 포토부스와 DJ존도 마련해 방문객의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빛과 음악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고객이 크리스마스 마을을 직접 경험하도록 구성했다”며 “서울 도심 속 대표 연말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일대를 하나의 축제 무대로 꾸몄다. ‘스위트 홀리데이(Sweet Holidays)’를 주제로 본점과 잠실점 외벽에는 3만개의 LED 조명이 켜졌고, 13m 트리와 100m 길이의 ‘움직이는 쇼윈도’가 이어진다.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나탈리 레테와 협업한 그래픽 속 캐릭터 ‘똔뚜(Ttonttu)’가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를 펼치며 동화 같은 장면을 완성했다.
매장 안에는 시즌 한정 기프트 라인도 등장했다. 초콜릿 캘린더, 쿠키, 키링, 테이블웨어 등 한정판 상품을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며 선물 수요를 공략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감사와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축제”라며 “도심 전체가 따뜻한 기프트 타운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이제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을 넘어 도심의 가장 큰 겨울 무대를 만드는 주체가 됐다”며 “연말 인증샷 명소뿐 아니라 도심 속 여행지로 자리 잡으면서 백화점이 소비 패턴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