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7일 무선 영상 송·수신 장치를 이용한 신종 수법으로 토익 부정행위를 알선한 브로커 정모(33)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하고, 일명 '토익선수'로 활동한 일당 이모(31)씨와 부정행위 응시생 김모(26)씨를 포함한 응시생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치러진 한국토익위원회 주관 제262회 토익시험에서 ‘토익선수’ 이씨에게 장착한 무선 영상 송수신 장치를 이용해 문제의 답안을 확인한 뒤 사전에 공모한 시험 응시생 6명에게 소형 무전기를 통해 답안을 송신하는 수법으로 부정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준비 과정에서 패딩 점퍼 옷깃에 초소형 무선 영상촬영 장치를 감추고 봉제 작업을 해 외견상으로는 쉽게 알아채기 힘들만큼 치밀함을 보였다.
브로커 정씨는 신종수법을 이용한 부정행위 대가로 김씨 등 응시생 6명으로부터 1인당 300만원 등 총 11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정씨 개인 빚 탕감을 위해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고, 사업 부진에 따른 목돈이 필요했던 토익 고득점자인 이씨에게 회당 200만원을 주기로 하고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송·수신기를 작게 만들면 굳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고도 고득점자의 답안을 받아 낼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장치를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기존 토익 부정행위는 토익선수가 스마트폰을 소지한 채 이뤄졌지만, 초소형 무선 송수신장치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무선 영상 송수신 장치는 국가기능시험 등 다른 부정행위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앞서 지난해 10월 27일 토익시험에서 스마트폰, 영상 전송 앱, 초소형 수신장치 등을 동원해 부정행위를 해 적발된 15명 외에도 8명을 추가로 검거해 입건했다.
당시 일당은 멀쩡한 팔에 깁스하고 그 안에 스마트폰을 숨겨 답안을 외부로 유출했다. 이들은 무선 수신 장치로 고득점자의 답안을 전달받는 식으로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