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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가에는 한창 뜨거운 이슈가 있다. 바로 ‘최경환 대망론’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 눈 밖에 났다는 소문과 함께 새누리당을 접수할 인물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떠오르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에게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 산은 상당히 험준해서 체력이 뒷받침되어주지 않는다면 넘기 힘들다.
김무성 대항마로 친박계에서 전폭적인 지원·지지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기 위해 최경환 카드 사용
당 접수 후 총선 치르고 더 나아가 대선까지
계파 갈등은 물론 취업청탁 의혹까지 산 넘어 산
【투데이신문 어기선 기자】대권 가도를 달리는 것은 힘든 일이다. 중진 정치인들에게도 힘든 것이 바로 대권 가도이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려준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통의 정치인들은 마음속에 대통령의 꿈을 꾸지만 현실화시키기는 상당히 힘이 든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망론이 우세하다. 연일 계속해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새누리당 차기 대권 주자는 김무성 대표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중도 하차를 하고 그 자리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꿰찰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만큼 최경환 부총리의 입지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경환 부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나 친박계에게나 소중한 존재이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에 자신의 세력 즉, 친박 세력이 새누리당 의원으로 배지를 달아야 한다. 그래야 임기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 대통령이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하려면 집권여당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면 알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라는 과반 의석의 정당이 있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탈당을 강요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거절을 했지만 끝내 탈당을 하고 말았다.
임기 말이 되면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집권여당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과연 새누리당이 임기 후반기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가 의심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김무성 대표와의 관계가 문제가 된다. 김무성 대표는 한때 친박 좌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가 돈독했다. 물론 현재도 돈독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는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이다. 즉, 남의 밑에서 남의 정부 임기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임기 후반기로 갈수록 김무성 대표는 자기 정치를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긋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김무성 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틀어쥐게 된다면 결국 새누리당은 친박계가 아니라 비박계 세상이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내년 총선을 김무성 대표에게 맡길 수 없는 이유가 생긴 셈이다.
최경환의 현재
여기에 친박계 역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계속해서 당권을 쥐고 있으면 공천 학살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방점이 최경환 부총리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대표적인 친박 인사이다. 친박계에서 잔뼈가 굵었을 뿐만 아니라 친박계를 틀어쥐고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아울러 당의 조직을 장악해서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 당을 이해하고 있다. 더욱이 아직까지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돼있지 않지만 지지율 대상에 포함되면 상당한 지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지역구가 경북 경산 청도로 대표적인 TK 인물이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영남을 장악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최경환 부총리 대망론이 수면위로 올라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는 11월이나 12월 쯤 김무성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고 최경환 부총리가 비대위원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렇게 해서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고 난 후에 대권 가도를 밟을 거라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를 당 대표에서 끌어내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만큼 김무성 대표 체제가 현재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우선 당내 견제이다. 물론 친박계는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보내겠지만 비박계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최경환 부총리가 당에 복귀하는 순간 비박계는 그야말로 피 비린내 나는 전쟁터에 내몰리게 된다. 자칫하면 총알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비박계에서는 최경환 부총리에 대한 견제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친박과 비박의 갈등이 상당히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피 튀기는 전쟁이 되는 셈이다.
또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것은 바로 취업청탁 문제이다. 국회의원 시절 데리고 있었던 인턴과 운전기사가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취업된 사실이 밝혀졌다. 인턴의 경우에는 감사원에서 부정취업 의혹이 발견되어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다. 검찰은 사건을 배당해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운전기사 역시 취업청탁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문제는 그 취업청탁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권과 언론에서는 최경환 부총리를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는 자신은 결코 취업청탁을 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철규 당시 이사장에게 최경환 부총리가 취업을 청탁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경환 부총리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검찰 수사에 의해 명명백백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경환의 미래
하지만 검찰의 수사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실세를 수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더욱이 취업청탁 의혹의 수사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박철규 전 이사장이 취업청탁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 이외의 증거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의혹은 많이 나오겠지만 실제로 취업청탁 의혹으로 인해 최경환 부총리가 기소되는 등의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야당이 가만히 있겠느냐는 것이다. 야당으로서는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최경환 부총리에게 상처를 입혀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계속해서 최경환 부총리의 취업청탁 의혹 에 관한 이슈를 부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만약 검찰의 수사가 무혐의로 나왔다고 한다면 특검으로 가자고 주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되면 한동안 특검 도입 여부를 놓고 여야의 갈등이 불 보듯 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최경환 부총리도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최경환 부총리가 새누리당으로 복귀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른바 ‘초이노믹스’가 후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최경환 부총리에게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통령의 이름을 딴 ‘노믹스’ 열풍은 있어도 경제부총리의 이름을 딴 ‘노믹스’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을 ‘초이노믹스’라고 부르고 있다. 그만큼 최경환 부총리가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성적표가 썩 좋지 않다. 이것이 내년에는 더 심해질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으로 복귀해서 총선을 치러야 하는 최경환 부총리에게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최경환 대망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