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임 정국 넘겼지만 비주류는 또 다시 ‘불가론’
‘빅텐트’론에 ‘조기 선대위’론까지...의견은 다양

구심점 없는 비주류, 결국 각자도생의 길로 가나
문재인, ‘뉴 파티 비전’ 통해 재창당 가까운 쇄신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고민은 최근 정치권의 고민 중 하나이다. 문재인 대표 재신임 정국 이후 당이 빠르게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도 불씨는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불씨가 언제 활활 타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벌써부터 문재인 대표 흔들기에 나선 모습이다. 하지만 비주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리멸렬’이다. 反문재인 전선을 형성하고 있지만 그것을 이끌 구심점이 없다. 때문에 문재인 대표의 정면돌파가 오히려 먹혀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투데이신문 어기선 기자】지난 4월 재보선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이른바 ‘불가론’은 꾸준하게 제기됐다. 야권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주류는 꾸준하게 문재인 불가론을 주장해왔다. 급기야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재신임을 했고, 앞으로 문재인 대표 흔들기를 하지 않겠다는 결의문까지 채택했다. 그 이후 당은 빠르게 안정되는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비주류의 문재인 대표 흔들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비주류는 추석 연휴 동안 지역 주민과 대화를 해보니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문재인 대표 체제가 아니라 새로운 지도 체제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하나가 바로 ‘빅텐트’론이다. 탈당한 인사들까지 모두 모여 하나의 정당을 이루자는 것이다. 그리고 통합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체제를 꾸리자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물론 탈당한 천정배 의원 등까지 모두 전당대회에 참여해서 새로운 지도체제를 꾸리자는 것이다. 시기는 올해 12월이나 늦어도 내년 1월에 전당대회를 열자는 것이다. 통합전대와 ‘빅텐트’론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도 ‘현실성이 없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빅텐트론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은 ‘화합’이다. ‘정권교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당이 똘똘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조차 화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탈당파까지 끌어들여서 빅텐트를 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탈당파들은 빅텐트에 들어갈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탈당파들로서는 빅텐트에 들어가려면 한 자리라도 차지해야 한다. 그런데 통합전대를 해야 한다고 한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문재인 대표를 제치고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즉, 아무런 자리를 얻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때문에 빅텐트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당을 창당하게 되면 총선 직전 야권 단일화를 할 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는 자신이 거느리는 사람들에게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빅텐트에 들어가면 이런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된다. 탈당파로서는 굳이 빅텐트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비주류의 속셈

또한 내년 1월 통합전대를 통해 새로운 지도체제를 꾸렸다고 하더라도 총선 준비를 언제 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새로운 지도부는 총선 준비를 결국 2월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급하게 총선 공천을 해야 하고 급하게 총선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일정이 맞지 않게 된다. 차라리 새정치민주연합이 지금부터 총선 준비를 착실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이야기다. 빅텐트론의 또 다른 맹점은 통합전대를 해서 새로운 지도체제를 꾸린다고 해서 과연 민심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전당대회가 끝나면 지지율은 상승한다. 하지만 그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내년 1월 전당대회를 연다고 하더라도 4월까지 그 지지율이 이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더욱이 만약 비주류가 원하지 않는 전당대회 결과가 나온다면 과연 승복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다시 말하면 문재인 대표가 또 다시 당 대표가 된다면 과연 승복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통합전대를 통한 빅텐트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방안은 조기 선대위 구성이다.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 자리에 그대로 있으면서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 등 전직 당 대표와 중진들이 모인 선대위를 조기에 발족시키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대위에서 공천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문재인 대표는 허수아비 대표가 되는 셈이다. 문제는 조기 선대위를 구성해서 공천권을 행사하게 되면 외부에서 볼 때 지분 나눠먹기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구태의연한 정당으로 낙인찍히게 될 수도 있다. 이는 내년 총선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요소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표 측이 과연 공천을 조기 선대위에 넘겨줄 것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이처럼 비주류가 계속해서 문재인 대표 체제를 흔들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이다. 그것은 바로 문재인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과연 문재인 대표 체제로 치를 수 있겠느냐면서 계속적으로 흔드는 목적도 문재인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11차 혁신안까지 모두 종합해서 고려해보면 현역의원 40% 물갈이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비주류는 이 혁신안이 결국 비주류 숙청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비주류의 목표는 문재인 대표가 공천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로는 억울한 상황이다. 자신은 절대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주장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주류 측에서조차 결국 문재인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문재인 대표의 공천권 행사는 비주류에게는 무서움을 다가오고 있다. 때문에 문재인 대표 체제를 계속해서 흔들고 있다.

비주류의 현실

문제는 비주류가 지리멸렬하다는 것이다. 反문재인 구도, 정확히 말하면 문재인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단일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구심점이 없을뿐더러 그 구사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비주류가 총선을 임하는 자세 역시 다르다. 이들은 하나로 묶어서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 어제는 A라는 비주류 인사가 B라는 대안을 갖고 문재인 대표 물러나라고 이야기하면, 오늘은 C라는 사람이 D라는 대안을 갖고 문재인 대표 물러나라고 이야기한다. 내일은 E라는 사람이 F라는 대안을 갖고 문재인 대표 물러나라고 이야기를 한다. 단일한 사람이 단일한 안을 갖고 문재인 대표 물러나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비주류가 그런 구심점이 없다. 그렇다고 비주류가 서로 뭉칠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다. 서로가 가야 할 길이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목소리를 많이 내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들은 각자 자기의 목소리만 낼 뿐이지 서로 합쳐서 단일한 목소리를 내려고 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주류에서는 무시전략으로 가고 있다. 어차피 그 목소리도 이제 곧 잠잠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구성되면 곧바로 현역 의원 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인재영입위원회가 조만간 발족되면 새로운 인재가 영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과연 새정치민주연합은 둘로 쪼개질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쪼개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탈당을 해서 신당에 참여를 하거나 무소속 등으로 총선 출마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과연 살아남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가 탈당을 해서 총선에 출마해서 당선된 경우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로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후 탈당한 인사들을 反개혁적 인사라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혁신안에는 탈당한 인사들의 복당은 없다고 규정을 해놓았다. 즉,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게 되면 복당은 전혀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탈당을 꺼리게 될 수밖에 없다. 정치라는 것이 이번만 하고 그만둘 것이라면 당장 탈당을 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에는 제1야당 아래서 일단 암중모색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낫기 때문에 탈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생각이다.

문재인의 구상

이처럼 비주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문재인 대표 불가론을 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조만간 당 화합을 위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뉴 파티 비전’이다. ‘뉴 파티 비전’은 재창당에 가깝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당초 추석 직후 ‘뉴 파티’ 구상을 밝히려고 했지만 문재인 대표와 참모들 간 온도차 때문에 발표 시기를 다시 조율하고 있다. 뉴 파티 비전은 일회성 비전선포가 아니라 인적 쇄신 및 인재영입 등 구체적인 행보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현역의원 20% 이상 물갈이를 예고한 공천혁신안을 각인시키는 인적 쇄신 방향과 당내외 통합을 위한 ‘야권통합 방향’, 중도성향 및 부산·영남권 인물 영입을 위한 ‘인재영입 방향’ 등이 담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적 쇄신에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 구성 및 시스템 공천을 안정화시키고, 지도급 인사들의 백의종군을 독려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뉴 파티 비전 구상을 발표할 때 문재인 대표 자신의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4선 이상 중진 연석회의를 정례화하고 이달 중 출범을 목표로 하는 특보단 구성을 통해 야권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동영 전 의원이나 천정배 의원 등에게 야권통합의 손을 내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정의당과의 통합 역시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재창당에 가깝게 변화를 하느냐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문재인 대표와 그 측근들은 재창당이라고 생각하지만 유권자들이 재창당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그 비전 발표는 실패하게 된다. 때문에 문재인 대표로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뉴 파티 비전을 실천할 수 있는 실천력이 담보돼야 한다. 그러자면 당의 화합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비주류가 지리멸렬하지만 계속적으로 문재인 대표 흔들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뉴 파티 비전’을 발표한다고 해도 과연 그것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표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이 있다. 반면 비주류의 카드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비주류가 계속적으로 문재인 대표 불가론을 외치고 있지만 민심은 “이제 지겹다”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대표 흔들기가 계속되면 될수록 비주류가 反개혁적 인물로 낙인찍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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