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 설화(舌禍), 정치적 위기 불러
권력자 발언으로 친박·청와대 부글부글
김현철의 분노, 아버지 무덤에 침뱉어
조선족 유입 발언, 여성계의 분노 이끌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연일 사면초가에 놓여있다. 그런데 이 사면초가가 결국 자신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발언, 자신의 행동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 공천을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에 이어 외곽에서는 김무성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성시민단체, 전직 대통령의 아들도 화가 난 모습이다. 김무성 대표가 이 위기를 얼마나 넘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른 물고기와 같은 신세다. 여기서도 뭇매를 맞고, 저기서도 뭇매를 맞고 있다. 곳곳에서 난도질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흡사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위험의 적신호가 켜져 있다. 그가 이같은 위험을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내부적으로는 공천 경쟁 때문에 계파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친박계는 연일 김무성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공천관리위원장 인선을 놓고 친박계와 김무성 대표의 갈등이 계속해서 증폭하고 있다. 친박계는 이한구 의원을 공관위원장으로 인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무성 대표는 외부인사를 공관위원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상향식 공천과도 연결된 문제다. 김무성 대표는 이한구 의원이 공관위원장에 앉게 될 경우 전략공천 가능성도 열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이한구 의원이 공관위원장에 앉게 될 경우 전략공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그동안 고수해왔던 상향식 공천과는 위배되는 문제다. 때문에 김무성 대표로서는 공관위원장 인선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관위원장 인선이 신중해지면 질수록 김무성 대표는 더욱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직까지 공천에 대한 뚜렷한 입장 표현을 하지 못하면서 예비후보들의 마음은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전략공천이 확실하게 있는지 없는지도 파악해야 하고, 단수후보추천제도 실시되는지 여부도 따져야 한다. 김무성 대표가 아직까지도 공관위원장 인선조차 재대로 하지 못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명확한 입장을 갖고 확고하게 밀고 가야 하는데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오히려 계파 갈등이 증폭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무성의 위기

특히 전략공천은 없다면서도 사실상 전략공천을 주는 듯한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그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예를 들면 안대희 전 대법관의 최고위원직 임명 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인재 영입 문제 등도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야당은 연일 인재 수혈을 통해 새로운 정당으로 탈바꿈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인재영입 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다보니 구태정당 혹은 낡은 정당의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권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현역 특히 비박계 현역들이 유리한 경선 고지를 점령하게 하려고 상향식 공천을 고집하다가 당의 이미지를 망가뜨려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비대위원회 체제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친박계에서는 김무성 대표를 향해 “똥고집” 등의 막말을 써가면서 맹비난하고 있다. 자신이 내세운 원칙이 새누리당을 갉아먹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고집으로 인해 당내 계파 갈등이 증폭되고, 당의 이미지만 실추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 계파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김무성 대표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그렇지 않으면 김무성 대표가 정치적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김무성 대표의 정치적 위기는 ‘권력자’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26일 대한상공회의에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 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 참석, “망국법인 선진화법은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의원들이 전부 다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통과된 것이다. 이런 잘못을 종료시키기 위해 공천권에 발목이 잡혀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적 철학과 소신을 굽히지 말라는 뜻에서 100% 상향식 공천을 온갖 모욕과 수모를 견뎌가며 완성시킨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2012년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선진화법에 찬성을 하자 국회선진화법에 반대하던 의원들도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자(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것은 공천권에 발목이 잡혀있기 때문이라면서 자신이 주장하는 상향식 공천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자신이 고수하는 상향식 공천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너무 나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심기를 함께 건드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분위기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대로 읽혀졌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회의에 대해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권력자 발언이 당내 특히 친박계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비공개 회의에서 권력자 발언에 대한 비판이나 성토의 목소리는 없었지만 서로 기분은 좋지 않았다고 서청원 최고위원도 분위기를 전달했다. 청와대 역시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공식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았지만 김무성 대표가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박계에서는 할 말은 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는 김무성 대표의 편을 들고 있는 모양새다.

계파 갈등 증폭

김무성 대표의 권력자 발언은 계파 갈등을 증폭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비박계는 할 말은 했다면서 김무성 대표를 두둔하기 시작했고, 친박계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공천을 앞두고 계파 갈등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가 돌을 던진 것이다. 이로 인한 갈등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와의 갈등이 또 다시 표출된 모습이다. 김무성 대표가 최근 “나도 그때 들어왔지만 그 과정을 보면 부끄러워서 말하지 못할 정도로 비민주적이고 탈법행위가 있었다. 당시 권력의 힘 앞에서 의원들은 파리 목숨이었다”며 문민정부 시절 진행된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의 공천 과정을 비판했다.

이는 권력자 발언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무성 대표가 권력자의 공천권 행사 때문에 국회선진화법이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서게 됐다면서 권력의 힘 앞에 의원들은 파리 목숨이라면서 그 다른 예로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 공천과정을 비판한 것이다. 김현철씨의 입장에서 본다면 김무성 대표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사실상 비판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김현철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직 산소에 떼도 입히지 않았는데 정치적 아들이라는 사람이 아버님의 무덤에 침을 뱉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배신의 정치’라고 했던가”라며 “막강한 권력으로 자신에게 대든 원내대표를 유신의 추억처럼 단칼에 날렸다. 분연히 일어나 이 무도한 권력자들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언급,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모두를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와 갈등은 보인 것은 상당히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권력자 발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데 이어 김현철씨 심기를 건드림으로써 사방에 정치적 적군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말 한 마디 잘못함으로써 사방에 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자꾸 ‘설화(舌禍)’를 만들고 있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자중자애하면서 새로운 ‘때(時)’를 기다리면 되는데 자꾸 설화를 만들어서 스스로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의 자충수는 ‘조선족 유입’ 발언을 통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지난 29일 저출산·고령화 대책으로 조선족을 대거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는 “독일은 출산율이 1.34까지 내려가서 이민을 대거 받았더니 터키에서 몇 년 만에 400만이 몰려와서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조선족이 있다. 이민에 따른 문화 쇼크를 줄일 수 있다”며 “조선족을 대거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 자녀 갖기 운동을 해야 한다. 나는 실천했다”며 웃었다. 이어 “딸들에게도 세 명 낳아야한다고 교육했는데, 둘 낳고 ‘아빠 도저히 못 낳겠어요’ 한다. 그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무성 대표의 조선족 유입 발언은 상당한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조선족 발언은 위기로

당장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이 일어났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황당무계하다. 새누리당의 저출산 문제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확인하는 것 같아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더민주 여성위는 성명서에서 김 대표의 발언은 중국 동포와 국민에 대한 비하이자 여성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국민의당 최원식 대변인 역시 “작금의 ‘헬조선, 지옥불반도’를 만들어 놓은 당사자인 여당 대표가 안일하고 단순한 문제인식을 가졌다는 사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조선족을 애 낳는 기계쯤으로 취급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동포 사이에서도 김무성 대표의 발언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김무성 대표 측에서는 조선족 유입이 단순히 애 낳는 기계 등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다. 즉, 감소하는 노동력을 해소하기 위해 조선족 유입이 필요하다는 것이지 저출산 대책으로 조선족 유입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라는 해명을 했다. 하지만 조선족 유입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저출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했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처럼 김무성 대표는 설화를 통해서 정치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그동안 정치적 위기를 맞이할 때 보면 주로 설화를 통해 이뤄졌다.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고 그것이 김무성 대표에게 부메랑이 되면서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한꺼번에 봇물 터지듯이 정치적 파장을 일으킨 사례가 없었다. 그만큼 현재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파구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냥 이 또한 지나가리라면서 자중자애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가 또 다른 설화를 만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