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험한 민심 물결 건너 대권 언덕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난파선 키를 쥔 정진석, 쉽지 않은 그의 항로
이슈 주도권 야당에게 빼앗겨, 여당의 모습은

상임위 자리 놓고 야당과 신경전 팽팽
차기 리더십 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여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모두 확정됐다. 그중에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가장 관심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은 그나마 총선에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면서 당이 어느 정도 순항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원내대표를 선출한다고 해도 과연 순항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당대회를 치러서 새로운 당 지도부를 만들어야 함은 물론 차기 대권 리더십도 찾아야 하는 그런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원내대표를 선출했다고 해서 기뻐하거나 안심해서는 안되는 것도 바로 이런 대목 때문이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새누리당은 ‘침몰’했다. 과반을 넘어선 19대 국회의 위용은 어디로 사라지고 122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얻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게 제1당의 자리를 내어주었다. 때문에 새누리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이 제1당 자리를 내어주면서 사실상 정국 주도권 역시 야당에게 넘겨준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 현실이다.

새누리당이 제1당 자리를 내어주면서 정국 이슈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어버이연합 게이트,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등에 대해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동안 새누리당은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새누리당이 과거에도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슈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계속해서 자기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친노 프레임을 만들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슈를 유리하게 만드는 그런 모습을 보여왔다. 예를 들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의 경우에도 아마도 예전 같으면 “이것이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이라면서 친노 프레임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새누리당 모습을 보면 자신에게 불리한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제1당의 자리를 빼앗긴 것도 있지만 정국의 이슈를 주도해 나갈 세력이 없다는 점에서 가장 큰 문제다. 현재 새누리당이 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없으면서 정국 이슈를 주도해나갈 세력이 현재 없다. 그러다보니 야당의 공세에 대해 아직까지 뚜렷하게 대처해나갈 능력이 없다. 이런 것이 결국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쥐고 흔들게 만들고 있고, 새누리당은 그런 시류에 휘말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누리당의 위기

이제 정진석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비록 당 대표는 아니지만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새로운 첫출발을 하게 됐다. 제1당 자리를 내어준 새누리당이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대야 협상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나 장시간 대화를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20대 국회에서 원할한 국정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야당과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독자적으로 과반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의당과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국민의당 역시 사안에 따라 새누리당과 협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부분적인 것에서 공조를 띌 수도 있다. 그러자면 국민의당과의 관계설정을 잘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의당이 연립정부론을 제안한 상태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박근혜정부 남은 임기를 원활하게 끌고 가기 위해서는 국민의당의 절대적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민의당과의 공조를 위해 정진석 원내대표가 상당한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상임위원장 등의 배치 문제가 걸려있다. 19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이 18개 상임위(겸임 포함) 중 10개 상임위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갔다. 과반이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여소야대이다. 새누리당은 과반에도 못 미쳤고, 제1당 자리도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어줬다. 때문에 새누리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많이 차지해야 8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2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야당에게 줘야 하는 상황이다. 관건은 어떤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어주느냐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방과 외교는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도 외교안보·국방의 중요성을 왜 못느끼겠냐라면서 수권정당을 바라보는데 더더욱 경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양보를 시사했다.

새누리당의 현실

그런데 가장 치열한 곳은 아마도 법사위원장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사위원장 자리는 대체로 야당이 차지했다. 정부와 집권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을 철저하게 심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동안 야당이 차지하는 것이 관례였다. 야당으로서는 정부와 집권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을 막아내는 최후의 보루와 같은 장치였다. 하지만 이제는 여소야대를 넘어 제1당 자리를 야당에게 내어줬으니 법사위원장 자리는 새누리당이 차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정국의 주도권이 야당에게 넘어갔기 때문에 이제 집권여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야당은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맡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모두 법사위원장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실상 정국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고 흔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무위나 기재위 등도 상당한 관심이 가는 자리이다.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위원회이기 때문이다. 야당은 내년 대선 때문에라도 반드시 정무위나 기재위 중 하나는 자신들이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도 치열하게 야당과 경쟁해야 한다. 즉, 새누리당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내부적으로 제대로 정리가 됐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정진석 원내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비대위 구성이다. 비대위원장 인선이 시급하다. 비대위를 빨리 구성해서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하지 않으면 지도부 공백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현재 사실상 지도부가 없다. 따라서 비대위라도 빨리 꾸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당헌에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게 돼있다. 하지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가 나오고 있다. 외부인사를 영입해서 새누리당을 새롭게 발전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외부인사 영입에 상당하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후보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조순형 전 의원, 한화갑 전 의원, 인명진 목사, 김수한·박관용·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이다. 문제는 본인과 관계 없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대위 성격을 놓고도 친박과 비박의 갈등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는 빨리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관리형 비대위를 언급했다. 반면 비박계는 일단 4월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혁신형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다. 때문에 비대위 성격을 놓고도 계파 간 갈등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미래

여기에 무소속 복당도 상당히 시끄럽다. 당선된 인사들은 새누리당에 복당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일부 인사들은 입당원서를 접수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복당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복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복당이 쉽지 않게 되면 나머지 인사들도 형평성 문제로 인해 복당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윤상현 의원의 복당 문제가 비박계의 반발이 예고되고 있다. 즉, 복당 문제로 인해 가장 시끄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를 얼마나 조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사안의 경우 친박계와 비박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해결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이후로 넘겨지면서 정 원내대표의 손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숙제는 새로운 차기 리더십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4월 총선 이후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차기 리더십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차기 대권 주자들이 총선을 계기로 상처가 많이 나면서 당분간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대체할 새로운 리더십을 발굴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반 총장은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즉, 정계입문을 할 수도 있지만 안할 수도 있다. 때문에 반 총장만 바라보는 것은 정치적 도박이다. 따라서 과반을 넘긴 야당과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대권 주자가 필요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런 차기 대권 주자를 발굴해야 한다. 그래야만 새누리당이 변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제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너무 새로운 인물을 발굴할 경우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급부상시키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발탁할 경우 오히려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새누리당은 현재 쌓여있는 난관이 상당히 많다. 이 난관을 얼마나 뚫고 돌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그동안 과반도 넘겨보고 정권을 만든 저력도 있다. 따라서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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