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럭시노트7

【투데이신문 박나래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출시 2주 만에 배터리 결함으로 리콜을 실시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많은 찬사를 받은 갤럭시노트7. 그러나 잇따른 폭발 논란으로 대규모 리콜 조치가 불가피하게 됐다.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로 승승장구하던 삼성이 이번 품질 논란으로 리콜 사태까지 맞으며 사상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호평 일색‧품귀 현상‘갤노트7’,
국내외 폭발 논란에 리콜 카드

앞서 지난달 2일 미국에서 언론 등에 첫 공개된 갤럭시노트7은 뛰어난 디자인과 그립감, 방수기능, 홍채인식, 정교해진 S펜 기능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 8월 19일 국내 공식 출시 당시 예약 판매만 40만대 가량을 기록하는 등 순항을 예고했다. 휴대폰 유통망에서는 폭발적인 주문으로 갤럭시노트7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출시 일주일도 안 돼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폭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4일 국내에서 한 이용자가 갤럭시노트7을 충전하다 배터리가 폭발했다는 사진을 인터넷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리면서 배터리 결함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폭발 제보가 잇따랐다.

결국 국가기술표준원이 갤럭시노트7 기술 결함 조사에 나섰고,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이란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이달 2일 오후 5시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본사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갤럭시노트7에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시기와 상관없이 신제품으로 모두 교환해주겠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배터리 공급사와 함께 불량 가능성이 있는 물량을 특정하기 위한 정밀 분석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며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시기와 상관없이 갤럭시노트7 신제품으로 교환해 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 제품을 아껴주시는 소비자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 드린다”고 고개숙였다.

고 사장은 “지난 1일 기준으로 국내외에서 총 35건의 배터리 소손현상이 서비스센터를 통해 접수됐다”며 “100만대 중 24대가 불량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재 수급과 제품 준비에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에서는 오는 19일부터 교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14일 이내에 소비자가 당연히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동통신사와 이야기해서 환불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그동안 생산된 갤럭시노트7 물량은 250만대다. 이중 소비자에게 인도된 갤럭시노트7이 교환 대상이다. 미판매 제품은 수리 후에 판매할 방침이다.

고 사장은 “현재 250만대가 나갔는데, 고객의 손에 인도된 제품에 대해서 전량 교환한다”며 “소비자에게 전달은 안됐지만 해외법인에 재고를 갖고 있는게 있다. 그런것도 전부다 쉽백해서 교체할 예정”이라고 했다.

   
▲ 고개숙인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뉴시스

‘베터리 셀’ 자체 문제로 가닥
“공정상 품질 허점 생겨 폭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폭발 원인은 배터리셀 문제라고 밝혔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공정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발견됐다는 것

삼성전자에 따르면 배터리 내에서 음극(-)과 양극(+)이 만나게 되는 경우가 거의 불가능한데 갤럭시노트7 배터리는 음극과 양극을 나누는 극판이 눌리는 현상이 나타나 폭발이 일어났다.

또 배터리 내부의 절연 테이프가 건조하는 과정에서 일부 수축 하는 등 조합이 이뤄질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우 전류가 흐르는 전지가 골고루 펴지지 않아 취약한 부분으로 전류가 쏠려 폭발이 발생할 수 있다.

고 사장은 “배터리를 개발할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공정상 품질에 허점이 생기면서 배터리 폭발이 일어났다”며 “배터리 셀(cell) 자체의 문제로 특정 배터리 개발사를 언급하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문제는 갤럭시노트7에 국한해서 보는게 맞다. 갤럭시7과 엣지에는 이상이 없다”며 “배터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공정상의 미세한 차이가 발견이 됐다. 이 부분을 밝히느라 시간이 걸렸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무너진 신뢰로 고객 이탈 우려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 부정적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에 대한 전량 리콜을 결정하면서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리콜 결정으로 스마트폰 전략을 대거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7이 출시될 예정인 9월 중순까지 역량을 총동원해 대화면폰 수요가 많은 미국 등 주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잇따른 폭발 사고로 안전성 문제가 커지자 이동통신사와 판매점에는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항의가 쇄도하는 등 고객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발빠른 리콜로 사태를 최소하 하려는 계획이지만 국내외에서 리콜을 완료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배터리 교체 대신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삼성전자는 자재 수급과 제품 준비에 2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업계에서는 배터리 폭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설계가 필요한 만큼 제품 공급 재개까지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리콜 조치에도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않으면 긍정적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에도 갤럭시노트7의 출시와 라인업 효율화로 전년대비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갤럭시노트7 폭발 악재에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분기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달 18일 처음으로 160만원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갤럭시노트7 공급을 중단한 지난달 31일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폭발로 인한 삼성전자 하락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속한 조치로 오히려 기업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품 출시 초기에 문제가 발견돼 판매 물량이 250만대로 많지 않은 만큼 상대적으로 리콜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부품 및 모듈의 회로 설계변경과 교체를 통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갤럭시노트7 공급차질은 수주일 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갤럭시노트7의 심각한 공급차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배터리 폭발 사고로 소비자 신뢰를 잃은 삼성전자가 발빠른 리콜조치와 사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반전을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키워드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