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지대 깃발 올렸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아

   
 

손학규 정계복귀, ‘제3 지대론’+‘개헌’ 명분
제3 지대론 외쳤지만 현실적으로는 과연

차기 대권주자 마다 생각 다르게 하고 있어
지지율 추이가 최대 관건 될 가능성 높아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지난 20일 정계복귀를 하면서 더 민주 탈당을 선언했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적잖은 지형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더욱이 과연 손학규계의 탈당이 이어질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제3 지대론은 점차 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제3 지대론에 대한 대선 주자들의 계산은 서로 각자 다르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제3 지대론의 불은 지펴졌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2년 동안의 강진생활을 끝내고 정계로 돌아왔다.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는 여러 가지로 의미를 갖는다. 우선 미미했던 제3 지대론의 불을 당기게 만들었다. 그리고 개헌론의 불을 지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국민의당을 비롯해 비박-비문 인사들은 제3 지대론을 이야기해왔다. 그리고 개헌까지 이야기를 해왔다. 하지만 상대적 관심도는 낮았다. 왜냐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독주 체제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제3 지대론이 점차 현실화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다. 물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있지만 안 전 대표 혼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 안 전 대표에게 경쟁 대권 주자가 나타나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겠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인물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손 전 고문이 나타나면서 그 시너지 효과를 누리게 됐다.

손학규의 복귀

이제 제3 지대에서 손 전 고문과 안 전 대표가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제3 지대론의 불을 확실하게 당기는 역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3 지대론이 점차 구체화되기 시작하면 다른 차기 대권 주자들도 제3 지대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대선 경선의 흥행은 따논당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과 친문 세력 사이에서 제3 지대가 탄생한다는 것은 중도 지지층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손 전 고문의 복귀가 상당히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개헌론까지 불을 지피게 만들었다. 손 전 고문은 6공화국 헌법 하에서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히면서 개헌론에 대해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기자회견의 핵심은 정계복귀가 아니라 ‘개헌’이다. 손 전 고문이 개헌을 위해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바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따라서 개헌론을 중심으로 세력이 모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이재오 전 의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개헌론자라는 점에서 손 전 고문과 일맥상통한 면이 있다. 따라서 개헌론의 불씨를 밝히면 밝힐수록 이들과의 연결고리는 더욱 돈독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헌론으로 엮이는 것이 상당하다.

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를 하면서 명분을 ‘제3 지대론’과 ‘개헌’을 들고 나왔다. 차기 대권 주자들이 제3 지대에서 만나자는 것과 그 매개체를 ‘개헌’으로 엮는 것이다. 손 전 고문이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입지를 더욱 넓혀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아직까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행이 없다. 따라서 제3 지대론의 방법론이나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바는 없다. 차기 대권 주자들이 제3 지대에서 어떻게 만나 대선 경선을 치를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없고, 개헌을 한다면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4년 중임제 중 어떤 것을 지도체제로 선택할 것인지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때문에 손 전 고문이 과연 정계복귀를 해서 어떤 언행을 하는지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손학규의 현실

일단 더불어민주당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왜냐하면 더민주 내부에 손 전 고문의 계열이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찬열 의원이 탈당 선언을 했다. 손 전 고문 계열 인사들 중에서도 동반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권 안팎에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동반 탈당 러시라도 이뤄지게 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또 다른 일각에서는 동반 탈당이 대규모로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점치는 사람들도 있다. 왜냐하면 시베리아 벌판으로 나아갈 현역 의원이 과연 있겠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손 전 고문의 가장 큰 약점은 타이밍 정치에 약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그릇이 과연 될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제3 지대론도 동상이몽이 많다. 왜냐하면 친박과 친문 아닌 사람들끼리 합쳐서 정권을 창출하자는 목표는 같지만 ‘누가’ 주도할 것인가를 두고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만약 안 전 대표로서는 국민의당을 버리고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소리를 내게 될 경우 국민의당 당원들로부터 몰매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중심의 제3 지대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때문에 손 전 고문이나 정운찬 전 총리를 국민의당으로 영입해서 경선을 하자는 입장이다.

손학규의 미래

하지만 손 전 고문은 아직까지 국민의당에 입당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당분간 독자세력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즉, 외곽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현역의원들의 탈당을 살펴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국민의당에 입당할 경우 자신의 세력이 없기 때문에 조직 장악이 쉽지않아 보인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당장 입당하는 대신 외곽에서 세력화를 꾀할 것으로 보여진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는 여야 모든 인사들과 더불어 개헌 세력을 만들자는 입장이다. 가장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는 손 전 고문과 김 전 대표가 개헌을 매개체로 해서 제3 지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자진 탈당을 할 경우 비례대표를 박탈당한다는 점에서 쉽게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전 고문과 김 전 대표가 손을 잡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처럼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는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다만 그 파급력이 얼마나 될지 여부는 아직까지 가늠할 수 없다.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렛대는 역시 여론조사 지지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각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면 정계복귀에 상당한 파급력이 작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지지율이 생각보다 낮게 나올 경우 앞으로 파급력은 거의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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