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대선주자 여론조사 살펴보니

   
▲ (왼쪽부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최순실 게이트가 전국을 강타한 이래 대선 지형이 확실하게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발 빨라 지고 있다. 대선주자들로서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성난 민심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대선 주자들로서는 민심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성난 민심의 방향에 따라 향후 대선 지형은 더욱 요동칠 수밖에 없다.

최순실 게이트는 대선 지형의 거대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요동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난 것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은 폭락하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이 1위를 차지했다.

이번 11월 첫째주 조사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전국 1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11월 1주차 주중집계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반 총장을 제치며 1위로 올라섰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0.6%p 오른 20.9%를 기록했으며 반 총장은 17.2%로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10월 4주차(10월 24일~28일) 조사를 살펴보면 반 총장은 전주 대비 1.3%p 하락한 20.9%를 기록했다. 다시 말하면 반 총장은 10월 4주차는 20.9%를 기록했는데 11월 첫째주는 17.2%를 기록함으로써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10월 4주차는 20.3%에서 11월 첫째주는 20.9%를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가 갖는 의미는 반 총장과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새누리당을 한몸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반 총장과 박 대통령 그리고 새누리당은 운명공동체로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동안 반 총장을 친박계가 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 총장의 운명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상승하면 반 총장의 지지율도 상승하고, 거꾸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폭락하면 반 총장의 지지율도 폭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반 총장이 앞으로 대선에 출마를 한다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반 총장이 내년 1월 서울로 돌아온다고 해도 새누리당 대권 주자로 나서지 않고 제3지대로 나서거나 아예 대선 불출마를 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반 총장은 이번 여론조사를 보고 상당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 그리고 반 총장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 반면 계속해서 소폭 상승하고 있다. 물론 튼튼한 지지층을 갖고 있기 때문에 2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 그리고 반 총장으로부터 이탈한 지지층을 문 전 대표가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문 전 대표로서는 그동안 ‘정치적 해법을 찾지 못하면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다른 야권 대선 주자에 비해 애매모호한 발언을 한 이유는 이런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하야’ 단어를 사용하게 된다면 아마도 그때는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 그리고 반 총장으로부터 이탈한 지지층을 영원히 흡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문 전 대표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문 전 대표는 다른 야당 대선 주자에 비해 강성 발언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주 재비 0.2%p 내린 10.3%로, 10% 초반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안 전 대표 역시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 그리고 반 총장으로부터 이탈한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안 전 대표로서는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복귀로 인해 호남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안 전 대표로서는 보수이탈층의 흡수보다는 호남을 사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을 앞서는 결과가 나오면서 안 전 대표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런 상황이 됐다. 때문에 안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아주 강도 높게 외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기자회견이나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안 전 대표로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호남에서 자신의 지지층을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는 보수이탈층이 안 전 대표에게 흡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안 전 대표는 중도층을 공략하는 것이 주요 목표인데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강하게 외치면서 중도층 공략이 쉽지 않게 됐다.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역시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재명 시장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3.8%p 오른 9.7%로 집계됐다. 그 이유는 이재명 시장이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면서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등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야당 성향이 강한 무당층이 이재명 시장에게 흡수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의하면 10% 정도의 지지율이 나온다는 것은 굳걷한 지지층을 형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재명 시장이 이제부터 의미 있는 대선 행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재명 시장이 이제부터 야당 대선 주자로 당당히 거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명 시장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을 넘어설 수도 있다. 안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강하게 외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만큼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의미가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7%로 5위를 기록했다. 박 시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지지율은 답보상태에 있다. 이 이유는 다른 대권 주자에 비해 그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이재명 시장이나 안 전 대표가 먼저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면서 굳건한 지지층을 형성하는 동안 아무런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뒤늦게 뛰어들면서 이미 지지층이 굳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고 답보 상태에 빠진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4.3%를 기록했다. 그리고 여당 대선 주자들은 한 자리 숫자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는 상당히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대선 주자가 아니라 제3 지대로 출마를 하거나 아예 출마를 하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은 사실상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한편, 11월 첫째주 조사는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임의걸기 및 임의스마트폰알림 방법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전화면접 21.4%, 스마트폰앱 39.5%, 자동응답 5.3%로, 전체 10.4%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10월 4째주 조사는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임의전화걸기(RDD) 및 임의스마트폰알림(RDSP) 방법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10.4%(총 통화시도 24,385명 중 2,545명 응답 완료),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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