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 90분 아닌 20분, 중대본 방문 지시 후 서면보고 받으며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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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긴급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뉴시스 | ||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보고받은 이후 머리 손질을 하는데 90분 이상의 시간을 소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한 각종 시민단체, 정계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SBS>, <한겨레> 등의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와 미용업계 관계자를 복수로 만나 들은 얘기를 종합해 볼 때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모(55) 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오후 12시경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해야 하니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정 원장은 승용차로 1시간 정도 걸려 청와대 관저에 들어간 뒤 이날 오후 박 대통령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는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한 시간은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시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당시 상황을 알고 있는 한 관계자가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하는 데 90분가량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참담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유예은양의 아버지인 유경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SNS를 통해 “지난 시간이 허무하고 서럽고. 미용실 의자에 앉아 졸았을 박근혜”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온갖 이야기를 다 들어오면서도, 그래도 뭔가 급하거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기를 바랐는데. 오랫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애써왔는데. 정작 이렇게 하나씩 드러나니까 또 눈물만 흐르고. 난 이제 뭘 해야 하나요. 우린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요”라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세월호 희생자 김유민양 아버지인 김영오씨 또한 SNS에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칠 때 대통령이란 당신은 도대체 뭔 짓을 하고 있었습니까.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2년 8개월이 지나도록 밝히지 않는 것입니까. 이제는 진실을 말해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희생자 최진혁 군의 어머니 고영희씨는 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쳤구나. 무엇을 감추기 위해서 또 쇼를 하나. 그날 그 이른 시간 저는 눈을 떴을 때 진짜 눈곱도 안 떼고 저는 학교로 뛰어올라갔었다. 그런데 연출을 위해 올림머리를 했다니 진짜 다 쥐어뜯어버리고 싶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민단체와 정계도 박 대통령의 믿기 힘든 무책임함에 너 나 할 것 없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오전 정의당 대표 심상정 의원은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수장되는 그 광경을 온 국민이 절박한 심정으로 보고 있었을 때 대통령이 머리 손질의 생각을 했다는 것은 아주 다른 세계에 사는 분이 아니고서는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참여연대 이재근 정책기획실장은 “국가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300명이 넘는 국민의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태연하게 머리를 할 수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으며 그러고 싶지 않다”며 “만일 사실이라면 ‘세월호 7시간 직무유기 의혹’이 확인된 것이며 그 자체가 탄핵 사유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는 머리 손질을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지시를 내린 뒤였으며,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라며 “대통령은 (당일) 15시에 중대본 방문지시를 내렸고, 경호가 출동준비를 하는 동안 서면보고를 받으며 머리 손질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7일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보고를 받고도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머리 손질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