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출장 외유·접대 의혹까지…중부발전 “실사 출장”- 롯데 “중부가 해명”

▲ 군산 2국가산단 바이오발전소 조감도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중부발전 자회사 군산바이오에너지의 발전소 건설이 롯데건설에 낙찰된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부발전 자회사 임직원이 특혜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롯데건설 직원들과 함께 외유성 출장을 떠났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발주처와 낙찰자 모두 해당 의혹에 말을 아끼고 있다.

특혜를 입은 것으로 지목된 롯데건설 측은 중부발전에 답변을 미루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고 중부발전 측도 해당 의혹과 관련해 언론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실은 최근 중부발전과 자회사 직원들이 군산바이오 발전소 건설을 낙찰 받은 롯데건설과 6박8일로 유럽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 외유성 접대 출장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중부발전 자회사인 군산바이오에너지 발전소 건설 과정 특혜 의혹을 줄곧 제기해왔다.

발전소 건설 특혜의혹 확산

이 의원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부발전 자회사인 군산바이오에너지가 추진 중인 200MW급 발전소 건설사 선정 과정에서 발주처의 인위적인 평가계수 변경조치로 종합평가 결과 꼴찌였던 롯데건설이 1등으로 둔갑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13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롯데건설 군산바이오에너지 발전소 건설 낙찰의혹에 대해 정밀 조사한 결과, 발주처의 조직적인 개입과 불법적인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발전소 건설은 건설금액과 기술경제성 평가금액을 합산해 낙찰자를 선정하는 종합낙찰제방식으로 추진됐다. 4차까지 진행된 종합평가에서 지난 4월 21일 최종 제출된 기술 입찰서 채점결과 입찰참여 4개사(롯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 중 롯데건설은 1위를 기록한 삼성물산보다 1807억원 정도 뒤지며 꼴찌를 기록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군산바이오에너지 양경호 사장은 기술평가결과 격차가 너무 크다며 이를 줄이라고 지시했고 군산바이오에너지는 기동시간의 기준이 모호하다며 건설사로부터 다시 기술 입찰서를 제출받았다.

이 과정에서 군산바이오에너지 기술담당 팀장이 여러 케이스의 평가기준 변경안을 만들어 최용진 본부장과 양 사장에게 보고했다. 이후 양 사장은 중부발전의 정창길 사장과 곽경술 부사장을 찾아가 입찰 관련 보고를 한 뒤 담당 팀장에게 가장 격차가 나지 않는 안으로 바꿔 적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롯데건설이 평가항목에서 보일러 기동시간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군산바이오에너지 측은 기동 횟수를 당초 15회에서 3회로 5분의1로 줄이고 재가동 기준을 보일러 온도 400도씨에서 다시 재가동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변경했다.

결국 이 항목에서 기술평가 1등이었던 삼성물산과 롯데건설과의 격차는 당초 1180억원에서 76억원으로 축소됐고 롯데건설은 무려 1104억원의 차이를 단숨에 만회해 종합평가 결과 1등으로 올라서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의원은 “조사결과 롯데건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기준을 바꾸고 기술입찰을 다시 재출하도록 하는 등 입찰방해에 해당하는 불법적인 행위들이 발견됐다”며 입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발주자와 낙찰사의 의심스러운 유럽 동행

이런 가운데 발전소 건설사가 롯데건설로 결정된 이후 발주자와 함께 유럽 출장을 동행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중부발전과 군산에너지바이오, 롯데건설 임직원은 지난 5월 29일과 6월 5일간 현지 바이오 발전소 운영 현장 실사를 이유로 독일 프랑크프르투, 스웨덴 스톡홀롬, 노르웨이 베르겐 등을 방문하는 일정의 유럽출장을 다녀왔다. 이 사실은 이 의원실의 출장 내역 재요청을 통해 뒤늦게 확인됐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투데인신문>과의 통화에서 “(중부발전 측에) 1차로 출장기록을 제출하라고 했을 때 (유럽출장 기록이) 그때는 없었다. 국내 출장만 말하는 줄 알아 뺐다고 하더라. 재요청해 받은 자료로 내용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장 시점은 군산바이오 발전소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건설이 선정된 뒤 2주가량 지난 때였다.

출장은 군산바이오에너지 양 사장과 총괄평가업무를 맡았던 A 팀장, 모 회사인 중부발전 B 차장 등 3명과 롯데건설에서 상무 등 2명이 동행했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일반적인 현장실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의원실은 출장 시점과 기간, 비용, 참가자 등이 석연치 않다며 외유성 출장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출장 기간 중 바이오 발전소 운전과 관련된 시설견학은 단 2곳에 불과했다. 이들은 5월30일 독일, 6월1일 스웨덴에서 군산바이오 발전소 운영과 관련된 시설을 둘러봤을 뿐 나머지 기간 중에 출장목적에 부합하는 일정이 없었다.

특히 5월31일과 6월2일은 비행기로 2시간 정도 걸리는 현지 이동일정 외에 공식 일정이 전무했으며 6월2일 노르웨이로 이동 후 귀국하기까지 3박4일 동안도 현지 수력발전소 시찰 외에 아무런 일정이 없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출장에서 쓴 경비는 하루 경비를 계산해서 줬기 때문에 영수증을 청부 안했다고 했다”며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2박 4일이면 충분한 일정을 6일 가량 묵었다. 유럽 내 이동시간을 3일 잡은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발주처 사장이 직접 출장길에 오른 것도 어색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사장이 갈 수도 있겠지만 통상적이지는 않다”며 “실사를 하고 중요한 내용을 점검할 사항이면 전문가를 데려가서 사실여부가 맞는지 보고 왔어야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부발전 내부에서도 발주사 사장이 출장길에 오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 의원 조사결과 내부결재문서에도 롯데건설 공동출장 사실은 기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 당사자 ‘묵묵부답’

이 같은 의혹에 발주자와 낙찰자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특혜 의혹과 관련해)이 의원실에 해명자료를 내고 있다. 하지만 언론에 계속 나오다 보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공식적으로 대응 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을 미뤘다.

다만 최근 제기된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서는 “실사 차원에서 이뤄진 출장”이라며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는(중부발전) 회사 규정에 맞게 항공료 등 출장비를 지급했다”며 접대 출장 의혹 또한 부인했다.

롯데건설 또한 발주사 측에 답을 미루는 태도를 보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아무래도 중부발전이나 군산바이오 측에서 해명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우리입장보다는 중부발전 입장이 맞을 것 같다. 중부발전에 물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8월 착공되는 군산 2국가산단 바이오발전소 건설사업은 2020년까지 총 5853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다. 총 사업비는 자본금 15%와 부채 85%로 구성돼 있으며 자본금 878억원은 한국중부발전이 29%인 255억원, 나머지는 은행권에서 각각 출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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