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국내 총 실업률의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실업률이 낮아진다고 해도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 또는 경제적 열패감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실제 2021년 상반기 청년 체감 실업률은 25.4%까지 치솟아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내에 좋은 일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 중소기업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직원 재교육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곳들이 있다. 또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직접 창업에 나서는 청년들도 있다. <투데이신문>은 청년들이 눈여겨 볼만한 기업들의 채용 정보를 재정리 하는 한편, 우수한 창업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온라인 박람회를 기획했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작심 3일이라는 말이 있다. 새해를 맞아, 혹은 어떤 계기를 통해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산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도전하고 싶은 운동이 ‘취미’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고민은 더욱 커진다. 분야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거나 전문가 수준의 강습을 받고 싶은 이들은 금세 금전 문제나 정보력의 한계에 부딪힌다.
이처럼 어려운 운동의 지속 가능성과 매칭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스포츠 분야 창업에 도전한 청년 대표가 있다.
경희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1997년생 변민지 리포츠(주) 대표는 유년시절을 운동선수로 보낼 만큼 스포츠를 즐겨 왔다.
좋아하던 운동이 창업으로 이어지게 된 계기는 학부 재학시절 진행한 스포츠 교육 봉사에서 비롯됐다. 당시 요양원과 복지센터에서 만난 어르신과 아이들이 전에 없던 활력과 의지를 찾아가는 모습에 ‘의사는 병을 고치고, 스포츠는 병을 예방한다’는 일념을 가지게 된 것.
창업 배경에는 은퇴한 운동선수들의 진로 문제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동선수들의 평균 은퇴 나이는 23세이며 그 가운데 10명 중 4명은 무직 상태다.
이에 2020년 9월 출범한 리포츠 팀은 스포츠산업에 종사하는 데이터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수중스포츠 강사 출신 변 대표를 시작으로 럭비 국가대표 출신의 개발자와 육상선수 출신 디자이너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누구나 스포츠를 평등한 기회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수요자와 공급자 양쪽에 도움이 되는 사업 모델을 구상한 결과다.
리포츠의 데이터 기반 스포츠 강습 O2O 마켓플레이스인 ‘세모스(세상의 모든 스포츠)’는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한 스포츠 강습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크루를 모아 강사에게 매칭하고 운동을 지속하도록 돕는 ‘크루 그룹핑’을 골자로 한다.
세모스는 고객의 위치·시간·금액에 최적화한 강습 정보를 큐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정보의 진입장벽을 최소화했다. 운동선수 및 대회 수상자 등 쟁쟁한 경력을 가진 전문 강사들로 구성됐지만 합리적인 금액대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데이터와 AI를 통한 큐레이션 모델과 관련해서는 기술 특허 2건이 출원된 상태다.
오는 4월 1일 정식 서비스 오픈을 앞둔 세모스는 6개월 간의 베타서비스 기간 동안 유저 1000명을 확보했고, 200인의 강사가 제휴를 맺고 활동하며 약 2억원의 누적 거래액이 발생했다.
이에 리포츠는 지난 해 청년창업사관학교(창업성공패키지)를 최우수 기업으로 졸업하면서 교육부 사업그룹인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에서 주최하는 ‘2021학생 창업유망팀300’ 모의투자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명망있는 딥테크 초기투자사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현재 세모스는 스쿠버다이빙, 수영, 수상스키, 서핑과 같은 워터 스포츠를 중개 중이지만 향후 타겟 종목을 레저스포츠, 야외스포츠, 전체스포츠로 넓히고 24년까지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사회적 기업가 MBA에 재학 중인 변 대표는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여가를 보내는 방식을 바꾸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워터스포츠하면 ‘세모스’였다면, 23년까지는 운동과 스포츠하면 자연스럽게 ‘리포츠’가 떠오르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창업은 가치관과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뜻깊은 일이지만, 반대로 쉽게 뛰어들었다가는 크게 휘청거릴 수 있으니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렇지만 즐겁게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은 깊은 발자국을 남길 테니 꼭 부딪혀 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내달 1일 정식 서비스로 전개되는 세모스 앱은 iOS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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